KIA가 후반기 징크스를 벗는가?
KIA가 모처럼 쾌조의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전반기를 38승44패로 마감한 KIA는 후반기들어 14승8패(8월 16일 현재), 승률 6할3푼7리를 기록하며 승률 5할을 맟추는데 성공했다. 7월 초반 1승7패로 실속했지만 후반기 6연승을 포함해 상승기류에 올라탔다. 특히 최근 수 년 동안 후반기만 들어서면 맥을 추지 못했던 KIA가 아니다.
최근 KIA에게 최고의 후반기는 2009년이다. 전반기까지는 꾸준히 3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바짝 힘을 내더니 39승14패를 기록했다. 승률이 무려 7할5푼6리에 이른다. 7월 31일부터 삼성과의 광주 3연전을 잡고 그대로 1위에 점프했다. 이후 8월에만 20승4패(.833)을 기록하며 1위를 질주했고 그대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2010년부터 KIA에게 후반기는 재앙이나 마찬가지였다. 2010년은 이미 전반기에 1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후반기들어서도 기세는 살아나지 않았고 23승27패를 기록하며 역전 4강에 실패했다. 전해 우승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5위에 그쳤다. 주포 김상현 등 주전들의 부상과 투수력이 급추락하면서 빚어진 부진이었다.
2011년은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다. FA 이범호 효과와 윤석민, 로페즈의 원투펀치가 위력을 떨쳤고 트레비스도 한 몫 거들었다. 그러나 선발진이 부상으로 주춤거리면서 삼성과의 후반기 첫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2위로 물러났다. 결국 18승28패를 기록하며 4위 턱걸이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세 시즌도 후반에 약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012년은 전반기를 5위로 마감해 역전 4강 가능성이 있었지만 26승2무30패로 실속을 했고 5위로 끝났다. 9월 막판 서재응의 4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과 4경기 연속 완투 등 스퍼트를 냈지만 따라잡지 못했다. 8월 당한 7연패가 결정적이었다.
이후 2013년은 후반기에 들어서자마자 2승6패로 주춤했고 8월에는 6승16패, 9월과 10월에는 7승1무20패를 당했고 결국 신생팀 NC에 발목을 잡혀 8위까지 떨어졌다. 후반기 15승1무42패의 참혹한 부진이었다. 2014년도 전반기는 6위로 끝냈으나 후반기 16승31패로 뒷걸음하면서 2년 연속 8위의 수모를 당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지난 5년 동안 후반기 승률은 3할8푼3리에 그쳤다. 한번도 5할 승률을 이루지 못했다. 이유를 살펴보면 어김없이 마운드가 붕괴됐고 주전타자들의 부상이 겹쳤다. 선수들이 지친 것이었다. 선수층이 엷은 약점이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지는 경기가 많아지면서 팀 분위기도 어수선해졌고 내부적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지 못한채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올해 KIA가 후반기에서 좋은 승률을 올리는 이유를 보면 정반대이다. 우선 에이스 양현종과 임준혁, 불펜의 에반과 윤석민을 주축으로 마운드가 건재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부진했던 이범호와 나지완이 살아나면서 타선에 힘이 생겼다. 김주찬 등 부상선수가 있지만 대체 선수들이 제몫을 하고 있다. 선수층을 폭넓게 기용하면서 힘이 붙었고 젊은 선수들이 등장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팀 분위기도 몰라보게 끈끈해졌다. 향후 5위 싸움은 지켜봐야겠지만 KIA의 후반기 힘이 달라진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