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주장은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울산 모비스는 1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2라운드에서 동국대를 87-61로 크게 이겼다. 모비스는 20일 연세대 대 SK 승자와 6강에서 맞붙게 됐다.
모비스는 비시즌 문태영과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삼성으로 이적해 전력에 큰 구멍이 뚫렸다. 동국대전에서는 외국선수 리오 라이온스와 커스버트 빅터도 뛸 수 없는 상황. 하지만 모비스에는 국가대표 캡틴 양동근과 포인트포워드 함지훈이 건재했다. 3연패의 조연인 후보선수들의 기량도 출중했다.

유재학 감독은 지난 KT전에서 양동근을 쉬게 했다. 국가대표팀에서 주전가드로 뛰면서 쉴 시간이 없었기 때문. 동국대전에서도 양동근은 선발에서 제외됐다. 모비스가 16-8로 앞선 1쿼터 중반 드디어 양동근이 나섰다.
양동근은 엄청난 스피드와 체격을 앞세워 득점쇼를 펼치기 시작했다. 한창 나이의 대학생들이 35세 노장의 스피드를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양동근이 단순한 점프슛을 쐈을 뿐인데 관중석에서 탄성이 터졌다. 다른 선수들과는 공을 놓는 타점이 달랐기 때문. 양동근은 1쿼터 단 6분만 뛰고도 가장 많은 11점을 쏟아냈다.
3쿼터에도 양동근은 5분 정도 뛰면서 팀을 조율했다. 양동근이 있을 때와 없을 때 모비스의 무게감이 전혀 달랐다. 벤치에 있을 때도 양동근은 쉴 새 없이 동료들에게 지시를 했다. 흡사 ‘양코치’가 따로 없었다. 양동근은 11분을 뛰면서 13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로 코트를 휘저었다.
후배들은 한결 같이 양동근에게 존경심을 보인다. 국가대표에 처음 합류한 강상재는 “선배 형들에게 경기를 대하는 자세나 태도 등을 많이 배운다. 특히 (양)동근이 형은 가장 먼저 연습에 나온다. 그런 모습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다”며 얼굴을 붉혔다.
양동근은 소속팀 모비스를 3연패로 이끌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으로 부동의 주전가드를 꿰차고 있다. 양동근 없는 한국농구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다만 후배들 중 양동근과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선수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양동근은 다가올 새로운 시즌과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한국최고의 선수 자리에서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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