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이 하루 늦춰진 메릴 켈리(27, SK 와이번스)가 패전투수가 될 위기에 처했다.
켈리는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8피안타 4탈삼진 3볼넷 4실점(3자책)했다. 초반부터 투구 수가 누적된 켈리는 타선 도움까지 받지 못해 시즌 8승에 실패한 채 패전 위기에 몰렸다.
시작은 그리 좋지 않았다. 켈리는 1회초 실점은 하지 않았으나 안타를 3개나 맞았다. 선두 허경민의 좌전안타 후 정수빈을 2루 땅볼 유도해 병살로 엮었지만, 이후 민병헌과 김현수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2사 1, 3루에서 양의지를 2루 땅볼 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이 끝났다.

2회초에는 2사에 유민상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재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무실점이 이어졌지만 투구 수는 많았다. 켈리는 2회초 네 타자를 상대하며 22구를 던졌다. 다음 이닝에도 2사에 좌전안타를 친 민병헌을 제외하면 출루한 선수가 없었지만, 3이닝을 마친 켈리의 투구 수는 56개로 적은 편은 아니었다.
삼자범퇴로 확실히 틀어막은 이닝은 없었지만, 켈리는 실점하지 않고 4회까지 두산 타선을 비교적 잘 막아냈다. 4회초에도 선두 양의지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켈리는 데이빈슨 로메로와 최주환, 유민상을 상대로 차례로 아웃카운트 하나씩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다소 불운한 안타에 의해 선취점을 헌납했다. 5회초 켈리는 1사에 외야 우중간에 떨어진 허경민의 안타와 도루, 정수빈의 볼넷에 1, 2루 위기를 맞이했다. 후속타자 민병헌의 타구가 1루수 박정권에게 잡히는 것 같았으나 갑자기 방향이 바뀌며 내야를 벗어나는 적시타가 돼 켈리는 1실점했다. 그리고 외야 우측으로 향한 김현수의 적시 2루타에 1점을 더 내줬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어진 1사 2, 3루 위기에서 포수 이재원의 포일에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3실점째. 이후 양의지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에 켈리의 실점은 4점으로 불어났다. 2사에 로메로의 볼넷 후 최주환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마무리했으나 투구 수는 이미 100개를 넘겼다.
103구를 던진 켈리는 6회초 박민호로 교체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경기는 6회초가 진행 중인 현재 SK가 두산에 0-4로 뒤져 있다. /nick@osen.co.kr
인천=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