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가져다 놓아도 터진다. 민병헌(28, 두산 베어스)의 방망이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민병헌은 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 팀의 3번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다. 민병헌이 타선을 이끈 3위 두산은 5-1로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다. 2위 NC와의 승차도 1경기로 줄어들었다.
첫 타석부터 안타가 터졌다. 1회초 2사에 나온 민병헌은 상대 선발 메릴 켈리를 상대로 좌전안타를 치고 1루를 밟았다. 충분히 예열을 마친 민병헌은 3회초 2사에도 좌전안타를 뽑아냈다. 두 번의 출루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일찌감치 멀티히트는 완성됐다.

세 번째 안타는 선제 타점이자 이 경기의 결승타가 됐다. 5회초 1사 1, 2루에 다시 나온 민병헌은 1루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는 1루수 박정권의 글러브로 들어가는 것 같았지만 갑작스럽게 반대쪽 방향으로 회전이 생기며 박정권의 수비망을 벗어나는 우전 적시타가 됐다. 7회초 삼진으로 물러난 뒤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좌익수 이명기에게 잡혔으나 펜스를 넘길 수도 있던 큰 타구가 터져 나왔다. 민병헌의 물 오른 타격감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최근 김태형 감독은 이번 시즌 내내 고수했던 라인업을 바꿔 새로운 타선을 선보이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4번 데이빈슨 로메로가 6번으로 내려가고 1번에 있던 민병헌도 3번으로 이동해 민병헌-김현수-양의지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구성한 것이다.
이러한 타순은 나쁘지 않은 결과를 내고 있었다. 이에 팀도 현재의 타순을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타순이 괜찮다. (민)병헌이가 3번에서 잘 해주고 있다. 당분간은 이렇게 가고, 오재원이 오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밝히며 새로운 라인업에 대한 만족감과 함께 민병헌의 활발한 공격력을 칭찬했다.
실제로 민병헌은 김 감독이 특별히 언급해야 할 정도로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었다. 이날 이전까지 후반기 타율이 3할6푼6리에 달했고, 이날 3안타를 몰아쳐 3할7푼9리까지 올라갔다. 또한 13경기 연속안타 흐름도 이어갔다. 시즌 타율도 3할3푼5리로 상승.
1번이든 3번이든 기용만 하면 침묵하지 않고 폭발하는 방망이에 두산도 웃고 있다. 민병헌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1번 허경민까지 자주 출루하며 포문을 열어주고 있어 민병헌이 당분간은 1번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괜찮다. 테이블 세터에서 중심타자가 된 민병헌의 상승세가 뜨겁다. /nick@osen.co.kr
인천=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