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의 주인공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입니다. 조연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코칭스태프, 혹은 프런트라고 답을 내놓는 사람들이 많겠죠. 그들이 조연인 건 맞지만, 우리가 다시 돌아봐야 할 사람들은 화려한 무대 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자기 일에 매진하는 이들이 아닐까요. 매주 1회 잘 모르고 지나쳤던 그들의 이야기를 OSEN이 전해 드립니다. (편집자주)
“1경기, 1경기 응원이 소중하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올 뉴 응원단’이라는 새 응원단을 꾸렸다. 11년 간 KIA와 함께 했던 김주일 응원단장이 떠났고, 나윤승 응원단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야구팀의 응원단을 맡은 것은 처음이지만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아울러 KIA의 성적까지 좋아지면서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나윤승 응원단장은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응원단장을 경험한 후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05~2006시즌 SK 나이츠 농구단으로 처음 응원단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여자 농구, 남자 배구 등을 거치며 10년째 응원단장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야구단을 맡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윤승 응원단장은 “사실 야구는 크게 느껴졌다.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더 배워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멋있지만 높은 벽’이라고 생각했는데 자리가 나서 도전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야구 자체뿐만 아니라 베테랑 응원단장의 자리를 메워야한다는 것도 적지 않은 부담이었다. 나윤승 응원단장은 “부담이 굉장히 많았다. 전 응원단장님과 목소리 톤, 성격, 행동 등 거의 모든 게 반대라고 보면 된다. 또한 팬 분들이 11년 동안 익숙해졌던 응원단장에서 새로운 사람을 접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김주일 응원단장님이 처음 시작할 때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셨다”라고 전했다.
야구는 기존의 실내 스포츠와 다른 점이 많았다. 나윤승 응원단장은 “개막전을 치러보니까 농구, 배구 등과의 차이점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농구나 배구에 비해 경우의 수가 정말 많은 것 같다”면서 “경기만 볼 수도 없고 다른 상황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재미있으면서도 어려운 스포츠라는 걸 새삼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수 개개인의 응원가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은 일. 그는 “태어나서 음악을 이렇게 많이 들어본 건 처음이다. 여러 스태프들과 아이디어 회의도 하고 많은 노래를 들었다. 와서 만든 응원가는 몇 개 안 되지만 후보로 만든 노래는 정말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KIA는 현재 치열한 5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시즌 초 최하위까지 예상됐지만 김기태 감독을 필두로 선수들은 그 평가를 완전히 뒤집고 있다. 나윤승 응원단장 역시 김 감독과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는 “선수들이 너무 재미있는 경기를 많이 해주신다. 광주에선 끝내기도 정말 많이 나왔다. 선수들에게 미안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고 있다”면서 “팬 분들도 지고 있어도 끝까지 함께 해주신다. 좋은 자리를 만들어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윤승 응원단장에게는 모든 경기가 소중하다. 포스트시즌에서 응원하는 모습을 그리기도 하지만 “1경기, 1경기가 소중하다”는 게 나윤승 응원단장의 생각이다. 그는 “1경기, 1경기가 모여서 포스트시즌으로 갈 수 있는 조건이 되는 것 같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더 열심히 응원을 이끌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막전부터 저에게는 항상 그런 경기들이었다. 매번 오늘이 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절박한 생각을 가지고 응원단상에 선다”라고 밝혔다.
나윤승 응원단장은 여전히 팬들에게 더 멋진 응원을 약속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날짜로 100일 정도, 그리고 4개월이 조금 지난 것 같다. 매 경기마다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을 보면 설렌다. 설레게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항상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그는 “또 어떤 방식이나 모습이 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하겠다는 약속을 꼭 드리고 싶다. 열심히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 멋지게 경기해주시는 선수들에게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krsumin@osen.co.kr
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