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선천적인 재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후천적인 노력은 한계가 있기 마련. 그래서 천부적인 소질을 가진 선수의 이름 앞에 '야구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는다.
강기웅 삼성 라이온즈 BB 아크 타격 부문 지도 위원은 현역 시절 '타격 천재'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8년 한국화장품 시절 세계 최초 5연타석 홈런을 터트린 강기웅 위원은 '오른손 장효조'라고 불릴 만큼 빼어난 타격 능력을 선보였다.
1989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강기웅 위원은 개인 통산 세 차례(1989, 1990, 1993년)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으며 역대 최고의 2루수로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강 코치는 류중일 삼성 감독과 함께 환상의 키스톤 콤비를 이뤘다. '역대 최고의 키스톤 콤비'라는 찬사는 아직도 변함없다.

올 시즌 KBO 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꼽히는 구자욱(삼성).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구자욱은 17일 현재 타율 3할4푼1리(361타수 123안타) 9홈런 48타점 82득점 17도루로 맹활약 중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신인왕 타이틀을 따논 당상이다. 강기웅 위원이 바라보는 구자욱은 어떤 모습일까.
고교 시절부터 구자욱을 지켜봤던 강기웅 위원은 "입대 전에는 나이도 어리고 힘이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군대에 다녀온 뒤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상무 시절 웨이트 트레이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서 힘이 붙었다.
강기웅 위원은 "앞으로 국내 타자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들 재목"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타격으로서는 더 이상 이야기할 게 없다. 타격 센스가 탁월하다. 그런 선수는 나오지 힘들다. 자기가 가진 능력이 아주 뛰어나다"는 게 그 이유다.
"타격은 허점이 없어야 한다"는 게 강기웅 위원의 말이다. "투수들이 던지는 공은 변화무상하다. 자기 밸런스를 잘 유지하면서 대처할 줄 알아야 좋은 타자다. 구자욱은 그러한 부분을 대처할 줄 아는 스윙을 한다. 1군 선수는 누구나 무너질 수 있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빨리 제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슬럼프가 짧을수록 좋은 타자다. 구자욱이 그런 선수다".
야구는 대표적인 멘탈 스포츠. 정신적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강기웅 위원은 "멘탈이 좋아야 수싸움을 잘 할 수 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싸울 줄 알아야 하는데 구자욱은 잘 해주고 있다"고 엄지를 세웠다. 이어 "여러 부분에서 소질이 있다고 봐야 한다. 소질이 없다면 저렇게 할 수 없다. 야구를 참 잘 배웠다"고 덧붙였다.
강기웅 위원은 "구자욱은 모든 걸 잘 갖췄다. 경험만 쌓으면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