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사죄 김민구, “정말 죄송하다”(기자회견 전문)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8.18 16: 27

김민구(24, KCC)가 음주운전 교통사고 후 처음으로 공식경기에 출전했다.
전주 KCC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2라운드에서 경희대를 76-62로 물리쳤다. KCC는 오리온스 대 중앙대전의 승자와 20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김민구는 3쿼터 후반 점수 차가 벌어지자 준비운동을 하면서 투입준비를 했다. 결국 김민구는 4쿼터 종료 5분여를 남긴 시점에서 코트를 밟았다. 전태풍, 김지후와 호흡을 맞춘 김민구는 직접 드리블을 하는 등 부상이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

김민구는 김태홍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는 등 농구센스는 여전했다. 수비리바운드를 잡은 김민구는 직접 치고 들어가 3점슛을 시도했다. 공은 정확하게 림을 갈랐다. 비록 부상후유증으로 하체의 운동능력을 잃었지만 상체는 여전히 A급 선수였다. 6분 51초를 뛴 김민구는 3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공식기자회견에 임한 김민구는 취재진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죄했다. 다음은 김민구와의 일문일답.
Q: 1년 2개월 만에 공식경기를 뛴 소감은? 
일단 사과드리고 싶다. 다시 뛸 수 있는 기회를 기다렸다. 그것만 꿈꿔왔다. 1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다시 서려니까 감회가 새롭다. 벅차오른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나보고 준비를 항상 하고 있으라고 말씀하셨다. 첫 시합 때도 준비했다. 첫 시즌 신인 때처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 한에서 최선을 다해 보여드리고 팀에 보탬이 되자는 마음으로 코트에 섰다.
Q: 복귀전 점수를 매기자면?
점수는 솔직히 매길 단계가 아니다. 플레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다시 코트에 설 수 있도록 해주신 것에 대해 중요한 날이다. 가장 중요한 점이다.
Q: 코트에 돌아온 것 자체가 큰 의미인데? 
지금 현재 상태는 당장 경기 들어가서 뭘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몸을 체크하면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경기감각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 경기 뛰었다고 당장 뛰는 것 아니다. 좋은 기회가 주어져서 코트를 밟을 수 있었다. 벌도 받아야 한다. 당장 코트에 복귀하는 것은 아니다.
Q: 동료들과 운동을 한 후 감각이 돌아왔다는데?
그것은 맞다. 내가 재활할 때 단지 재활을 위한 재활이었다. 선수들과 운동을 같이 하다 보니 오히려 다리에 힘도 많이 들어가고, 스텝 밟을 때 신경에 도움이 많이 됐다. 몸도 감각도 모든 면에서 좋았다.
Q: 물의를 일으켰는데 입장표명을 안한 이유는?
내가 다치고 작년 11월 12월에 제주도에 혼자 있었다. 그때 마음도 울적해서 혼자 갔다. 그렇게 혼자 있으면서 생각한 것이 코트 형들이 시합하는 것을 TV로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고 후회가 많았다. 그 때 나도 빨리 해명하고 싶고, 죄송하다고 빨리 하고 싶은데 그 말씀드리기 힘들었다. 그 이유는 조금이라도 움직일 수 있고 뛸 수 있을 때 입장해명을 하면서 사과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팬들도 조금이나마 ‘김민구가 돌아올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응원도 해주실 것 같았다.
Q: 모교 상대로 복귀를 했는데?
기분은 항상 다르다. 오늘 모교라고 해서 다른 것은 없었다. 처음에 첫 경기 때 잠도 안 오고 심장이 두근두근 거렸다. 내색을 안 하려 했지만 공식자리서 처음 선보인 자리였다. 뛰든 안 뛰든 벤치에 앉았다. 엔트리 등록하고 절 보는 시선이 사실 좋게 봐주시길 바라지 않았다. 내가 잘못한 거니까. 제가 사실 다친 이유로 반성도 많이 했다. 후회도 정말 많이 했다. 부모님과 팀 관계자들 팀원들에게 피해를 많이 줬다. 운동선수니까 제 마음 가지고 있는 생각은 어찌됐든 사과를 드리고 싶었다. 고민을 많이 하고 나왔다. 다시 팀원들과 가족들,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게 다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징계를 받아야 할 것이다. 팬들이 다그치시면 달게 받겠다. 변명하지 않겠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분들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코트에 서겠다.
Q: 재활기간에 힘이 들었을 텐데 버틴 힘은?
항상 가족들이다. 단장님이 밥을 같이 먹으면 가족이라고 하시더라. 저희 가족들이 가장 도움을 많이 줬다. 아니다 싶어서 포기하려고 하면 다그치고 많이 도움을 주셨다. (김)종규도 정말 많이 도와줬다. 찬희 형, 정현이형, 태술이형, 병현이형이 많이 도움을 줬다. 나중에 다시 설 수 있으면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Q: 재활기간 중 농구를 포기했었다고 했던데?
다치고 나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눈앞이 막막했다. TV에서만 보던 장면에 내가 처해졌다. 감당이 안됐다. 지금도 많이 힘들다. 정말 죄송하다. 다시 당당하게 코트에 설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말 죄송하다.
김민구는 끝내 눈물을 보이며 다시 한 번 “정말 죄송하다”고 사죄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 jasonseo34@osen.co.kr
잠실학생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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