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포수 강민호의 생년월일은 1985년 8월 18일이다. 그리고 롯데와 LG의 사직 경기가 있는 18일은 강민호가 태어난지 정확히 만으로 30년이 된 날이다.
월요일 경기를 치르고 이날 새벽 부산에 도착한 롯데는 주전선수들에게 훈련 면제라는 휴식을 줬다. 경기를 앞두고 롯데 더그아웃에서 볼 수 없었던 강민호는 경기시작 1시간 30분 전 LG 더그아웃을 찾았다. 그리고는 LG 양상문 감독에게 "오늘 저 생일이니 용돈 주세요!"라며 대뜸 손을 내밀었다.
강민호에게 양 감독은 잊을 수 없는 은사다. 10년 전 강민호를 주전포수로 발탁, 지금의 자리까지 만들어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민호는 LG와 경기가 있을 때마다 양 감독을 찾아가 인사를 한다. 양 감독도 갑자기 찾아온 제자의 애교(?)에 싫지 않아보였다.

강민호는 "또 호텔에 지갑 놓고왔다고 하실거 아니냐"며 볼멘소리를 했고, 그러자 양 감독은 구단 직원에게 "(현금이 없으니) 5만원 정도만 빌려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오히려 강민호가 손을 내저으며 장난이었다고 말했지만, 양 감독은 강민호를 달아나지 못하게 붙잡아뒀다.
잠시 후 양 감독은 강민호에게 5만원을 건네줬다. 강민호는 "좋은 일에 쓰겠다"고 고개를 꾸벅 숙였지만 양 감독은 "좋은 일에 쓰지 말고 생일이니까 꼭 너 케이크 사먹어라"고 어깨를 두드려줬다. 기대하지 않았던 돈을 받은 강민호도, 생각지도 않은 지출을 한 양 감독도 미소를 감추지 못한 훈훈한 장면이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