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가 이틀 휴식에도 113구 투혼을 발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의 5연패를 막을 수 없었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NC와 홈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지난 13일 목동 넥센전부터 이어진 연패가 5로 늘어났다. 올 시즌 팀 최다 5연패 타이기록. 어느새 53승55패로 5할 승률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이날 한화는 배수의 진을 치고 나섰다. 선발투수 탈보트는 지난 15일 고양 다이노스와 2군 퓨처스 경기에서 4이닝 70구를 던졌지만 이틀만 쉬고 1군 복귀전을 가졌다. 선발 로테이션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한화 팀 사정상 탈보트의 복귀를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70구 이후 이틀 휴식이라 우려가 컸지만 탈보트는 힘이 넘치는 투구를 했다. 최고 구속 149km 빠른 패스트볼이 살아나자 주무기 체인지업도 더욱 빛을 발했다. NC 강타선도 탈보트의 공격적이고 힘 있는 투구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5~6월 한창 좋을 때 모습의 탈보트였다.
5회 지석훈에게 던진 5구 129km 체이지업이 가운데 몰린 실투가 되며 좌월 홈런으로 첫 실점했지만, 이후에도 내야 땅볼을 침착하게 유도하며 안정감을 이어갔다. 7회까지 95개의 공으로 투구수 관리도 잘 이뤄졌다. 윤규진이 컨디션 난조로 빠진 한화 불펜 사정을 감안할 때 더욱 빛났다.
탈보트는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김종호에게 좌중간 아타를 맞은 뒤 폭투가 나왔다. 나성범의 2루 땅볼로 이어진 1사 3루에서 탈보트는 에릭 테임즈를 고의4구로 피하면서 이호준과 승부를 택했다. 김성근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내야진을 모두 불러 모은 뒤 탈보트를 믿고 홀로 내려갔다.
이미 투구수 111개로 한계치를 넘어선 탈보트였지만 그의 투혼을 믿었다. 그러나 탈보트의 2구 146km 직구가 이호준의 배트에 정확하게 걸려 좌전 안타로 연결됐다. 이날 경기 결승타가 나온 순간. 탈보트는 7⅓이닝 113구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1사구 2탈삼진 2실점 역투에도 시즌 9패(8승)의 멍에를 썼다. 최고 149km 직구(35개) 체인지업(25개) 커터(23개) 투심(18개) 커브(10개) 슬라이더(2개) 등 여러 가지 구종을 마음껏 던졌다.
탈보트가 투혼을 발휘하고도 이길 수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타선 침체였다. 1회 김경언의 선제 솔로 홈런이 한화의 유일한 득점. 이날 안타 2개와 사사구 3개에 그치며 1득점에 만족했다. 특히 7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김태균이 유격수 병살타로 물러났고, 계속된 2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온 제이크 폭스마저 초구에 유격수 땅볼 아웃되며 추격할 힘을 잃고 말았다. 올 시즌 두 번째 5연패 수렁. 한화가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