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세 번의 대타 카드를 성공시키며 5위에 복귀했다.
KIA는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이번스와의 시즌 9차전에서 선발 스틴슨이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심동섭-윤석민으로 이어지는 철벽 계투, 7회 대타들의 성공적인 임무 완수를 앞세워 4-2로 승리했다. KIA는 승률 5할과 5위에 복귀했다.
이날의 KIA에게는 두 번의 결정적인 만루기회가 왔다. 첫 번째는 1-1로 팽팽한 6회말 2사후였다. 이범호가 볼넷을 골랐고 나지완이 좌전안타를 날렸고 김다원이 중견수 앞 적시타를 터트려 2-1로 앞서갔다. 이어 이홍구가 볼넷을 얻어 2사 만루. 한 방이면 승기를 잡는 순간이었다.

타격 부진에 빠진 김호령 타석이었다. 벤치에는 대타가 즐비했다. 실제로 대타를 준비하던 베테랑 김원섭도 있었고 홈런포 백용환과 고졸루키 황대인 카드도 있었다. 그런데 김기태 감독은 김호령을 그대로 밀고갔다. 이유는 팽팽한 승부에서 김호령의 탁월한 수비력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이날도 두 개의 호수비로 실점을 차단하는 솜씨를 뽐냈다.
김호령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게다가 7회초 스틴슨이 브라운에게 동점홈런을 맞으면서 승부는 다시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7회말 대타를 내세워 기회를 만들었다. 선두타자로 대타 김원섭을 내세워 볼넷을 골랐고 신종길도 볼넷이 얻었다. 김민우가 번트실패후 삼진을 당했고 필도 잘맞은 타구가 상대 3루수 브라운에게 걸렸다.
2사 1,2루에서 이범호는 고의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다음타자 고영우 타석에서 김 감독이 또 다시 움직였다. 홈런포 백용환을 내세운 것. 백용환은 박정배의 빠른 볼에 거푸 헛스윙했다. 그대로 기회를 날리는 듯 했는데 4개의 볼을 골라내 밀어내기 결승점을 뽑았다.
성에 차지 않은 김기태 감독은 다음에는 고졸 황대인을 대타로 내세웠고 초구를 받아쳐 3유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타를 이끌어냈다. 귀중한 추가점이었다. 7회 내민 세 명의 대타 카드는 볼넷 2개와 안타로 이어졌고 이날 승기를 잡은 결정타였다. KIA에게는 쫄깃했던 7회의 대타 승부였다.
무엇보다 빛난 대목은 감독의 적절한 대타카드는 물론 선수들의 집요하고 끈질긴 승부였다.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섣불리 볼에 방망이를 내밀지 않았다. 백용환의 인내력이 사실상 이날의 승부를 결정낸 대목이었다. 이날 KIA는 4득점에 불과했지만 3점이 모두 2사후에 뽑아냈다.
후반기들어 쾌조의 행진을 펼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김기태 감독도 경기후 "스틴슨의 10승을 축하한다"면서 "7회말 공격에서 백용환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결승점으로 뽑아주었다. 이후 계투진의 호투가 승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