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타로 매 타석 최선을 다 할 뿐”.
베테랑 장성호(38, kt 위즈)는 올 시즌 신생팀 kt에서 새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지난해 롯데에서 5경기 출전에 불과했고 결국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kt에서 옛 스승 조범현 감독을 다시 만나 팀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kt로서도 베테랑 장성호가 필요했다. 풀타임 주전으로 뛰기는 무리지만 중요할 때 마다 한 방 쳐주는 능력은 여전했다.
시즌 초반에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개막 2연전을 치른 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엔트리서 빠졌다. 이후 5월 21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현재는 kt 타선이 살아났지만 시즌 초만 해도 빈타에 허덕였다. 그만큼 장성호의 빈자리도 컸다. 그리고 장성호는 1군에 합류해 팀 타선에 힘을 실었다. 특히 대타로 나와 타율 4할5푼8리(24타수 11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좋았다. 출루율은 무려 6할2푼9리.

18일 수원 넥센전에선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맹타를 휘둘렀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1,3루 기회에선 중전 적시타를 날리며 달아나는 점수를 만들었다. 2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김동준을 상대로 우월 솔로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첫 홈런이자 무려 732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3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했다.
장성호는 이날 경기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역대 2번째 통산 2100안타에 1안타만을 남겨두게 됐다. 하지만 장성호는 기록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2100안타에 1개 남은 것을 알았지만 “별 느낌은 없다”면서 “계속 오래 하면 다 치는 것이다. 사실 그렇게 어려운건지는 모르겠다. 손아섭, 김현수 등의 선수들이 꾸준히 나가면 언젠가는 할 수 있는 기록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활약에 대해서도 크게 일희일비 하지 않았다. 먼저 732일 만에 나온 홈런을 두고는 “홈런을 치면 좋지만 홈런 타자가 아니다. 대타로 나갈 때 집중해서 안타를 많이 쳐야 한다”라고 답했다. 현재의 목표는 대타의 임무에서 최선을 다 하는 것. 장성호는 “지금 내 위치는 대타다. 블랙이 들어오면 또 대타로 나가야하는 것이니 한 타석, 한 타석 최선을 다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찌 됐든 최근 장성호의 타격감이 kt 공격력에 큰 힘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록 과거 전성기와 달리 매번 주전으로 뛸 수는 없지만 자신의 위치에서 충분히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kt가 장성호를 영입했을 당시 바랐던 모습일 것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