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1군에서 버티는 게 목표였는데…".
NC 마운드가 올해도 새로운 히트상품을 내놓았다. 2013년 첫 해 임창민이 깜짝 활약하며 불펜에 힘을 실어줬고, 2014년에는 김진성과 원종현이 필승 라인으로 자리 잡으며 히트상품으로 떴다. 그리고 2015년에는 장신 우완 최금강(26)이 NC 불펜의 핵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NC가 1위 삼성을 쫓는 2위로 기대이상 선전을 하는 데에는 최금강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그 이유가 증명됐다. 1-1 동점으로 맞선 7회말 무사 1·2루 위기에 등판한 최금강은 한화 4번 김태균을 유격수 병살로 돌려세웠다. 계속된 2사 1·3루에서는 제이크 폭스를 육격수 땅볼로 잡고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NC는 8회초 이호준의 적시타로 2-1 리드를 잡았고, 최금강은 8회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았다. 위기에서 최금강이 잘 막아준 덕분에 NC는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날로 최금강은 6승3패12홀드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다. 지난해 필승맨 원종현이 대장암 투병으로 전열 이탈했지만 최금강이 새롭게 등장해서 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메우고 있다.
올해 최금강의 가장 큰 가치는 경기수와 이닝에 있다. 리그에서 두 번째 많은 64경기에 등판, 우완 구원투수로 최다 77⅓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연투와 긴 이닝에도 흔들림 없이 꾸준히 마운드에 오르며 NC의 허리를 책임지고 있다. 2점대 평균자책점 외 WHIP(1.09) 피안타율(.198) 등 세부기록들이 좋다.
시즌 전부터 김경문 감독은 "올해는 최금강 같은 무명의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 어차피 키워야 할 선수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기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인 3~4월 1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63으로 흔들렸지만, 적응기를 마친 5월 이후에는 평균자책점 1.61에 불과하다. 리그 정상급 셋업맨이다.
최금강은 "나름대로 경험이 쌓이면서 위기 상황에 올라가도 긴장감이 덜하다. 항상 열심히 던진다는 마음으로 하니까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며 "꾸준하게 캠프 때부터 하던 연습을 시즌 중에도 하고 있다. 밸런스를 잡는 골반운동부터 기초 훈련을 최대한 하다 보니 잘되고 있는 듯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나 스스로도 올해 이 정도로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처음에는 1군에 버티는 게 목표였다.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주신 덕분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개인적 목표에 신경 쓸 때가 아니다. 그저 한 타자, 아웃과 이닝을 늘려가는 것에 집중한다. 그것이 선수의 도리"라고 답했다.
최금강이 든든히 중심을 잡아준 덕분에 구원 평균자책점에서도 1위(4.25)에 올라있고, 7회 리드시 역전패도 한 번으로 가장 적다. 그는 "내가 잘해서 그런 게 아니라 손민한·이혜천 선배님들과 코치님들이 잘 이끌어 주신다. 덕분에 편하게 던질 수 있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감독님께서 믿고 내보내시는 만큼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지치지 않는 금강불괴,최금강의 투혼이 있기에 2위 NC가 있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