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최강’ SK, 여심은 잡고 경기력 놓치고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8.19 08: 17

비주얼만큼 따라주지 않는 경기력에 문경은 SK 감독의 고심이 늘고 있다.
서울 SK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된 ‘2015 KCC 프로-아마 최강전’ 2라운드에서 연세대에게 84-96으로 완패를 당했다. 문경은 감독은 모교 후배들에게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됐다. 아무리 외국선수 데이빗 사이먼과 드웨인 스펜서가 뛰지 않았다지만 의외의 결과였다.
비시즌 SK는 이승준, 이동준 형제를 동시에 영입해 골밑을 대폭 보강했다. 기존의 김민수와 박승리까지 더해 SK의 높이는 국내최강을 자랑한다. 국가대표 가드 김선형이 건재한 SK는 잘생긴 선수들의 집합소였다. 깔끔한 헤어스타일과 화려한 문신을 한 이승준, 이동준 형제가 등장하자 곳곳에서 여성들이 마음이 흔들렸다. 김선형은 비하인드 드리블에 이은 더블클러치를 성공시켰다. 여성들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 SK는 여심을 흔들만한 흥행요소가 많은 팀이다.

하지만 이날 농구만큼은 동생들이 더 잘했다. 연세대는 리바운드에서 39-33으로 SK를 눌렀다. 특히 공격리바운드서 16-15로 앞섰다. 외국선수가 있고 없고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슈팅이 발생했을 때 자리싸움을 하고, 공에 달려드는 적극성에서 동생들이 위였다. 체격조건이 더 좋은 SK는 멍하니 바라보다 공을 뺏기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 후 문경은 감독은 “리바운드는 이름값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연세대 선수들이 더 적극적이었다. 앞선이 너무 쉽게 뚫리다보니 쉬운 득점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얼굴을 붉혔다.
‘농구대통령의 아들’ 허훈은 국가대표 김선형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았다. 허훈은 고비 때마다 클러치 슈팅을 터트리며 25점을 올렸다. SK의 수비를 잃고 김선형의 공을 뺏어 속공으로 연결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허훈은 가장 많은 5개의 스틸을 해냈다. 김선형(14점, 9어시스트)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허훈은 성격과 자신감도 아버지를 빼다 박았다. 경기 후 허훈은 “부담감은 없었다. 우리가 대학생이라고 주눅 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외국인 선수도 없기 때문에 자신 있게 경기했다. 나는 아직 멀었다. (김)선형 선배가 방심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멤버가 대폭 바뀐 SK는 아직 조직력이 맞춰지지 않은 상태다. 연세대전 패배는 SK선수들의 정신무장에 좋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 과연 비주얼 좋은 SK는 여심도 훔치고 성적도 잡을 수 있을까.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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