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의 거장들이 이제 싹을 피우는 야구 꿈나무들을 만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8일부터 경기도 연천 고대산 베이스볼 파크에서 '레전드 BIG3와 함께 하는 2015 KBO 유소년 야구캠프'를 주최했다. 김시진, 이만수, 선동렬 전 감독이 기꺼이 멘토로 참여 19일 선수들과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베이스볼 파크에서는 김시진팀, 이만수팀, 선동렬팀으로 나눠 약 2시간 동안 선수들에게 타격, 내외야 펑고, 포수, 피칭 등을 로테이션으로 가르쳤다. 세 레전드들과 김용달, 차명주, 박현우 KBO 육성위원이 구슬땀을 흘리며 아이들과 시간을 보냈다.

초등학교 야구부 및 리틀야구단 선수들로 구성된 85명의 학생들이 레전드들을 알까 하는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학생들은 김 전 감독이 "나를 아냐"고 묻자 너나 할 것 없이 "네!"라고 대답하며 레전드들을 반겼다.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많은 아이들을 가르쳐본 이만수 전 감독은 특유의 '파이팅'으로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였다.
김 전 감독은 실습 후 "모처럼 야구장에서 땀흘려봤다. 지난해까지 그라운드에 있으면서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기에 이렇게라도 돌려줄 수 있어서 기쁘다. KBO에서 이런 여건을 만들어줬는데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아이들의 열의에 놀랐다. 슬라이더, 커브는 이제 던질 줄 아니 체인지업을 알려달라고 하는 학생도 있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루 종일 불펜에서 선수들의 피칭 동작을 짚어준 선 전 감독 역시 "아주 뛰어난 기본기를 갖고 있는 학생들도 보여서 놀랐다. 야구 선배로서 저변 확대에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 도울 일이 있으면 앞으로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김시진, 선동렬 감독에게 정말 고맙다. 저야 당연히 KBO에 소속돼 있기에 와야 하지만 단걸음에 와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두 레전드들이 참여했기에 앞으로 다른 분들도 흔쾌히 와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육성위원으로서 다니면서 이렇게 소홀했나 싶어 미안할 때가 많다. 그만큼 야구 열정이 대단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 앞으로도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손주를 본 김 전 감독은 학생들을 보자마자 "손주 생각이 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제는 프로야구에서 한 발짝 뒤에 선 레전드들이 앞으로 프로야구의 미래가 될 선수들을 위해 한여름 비지땀을 마다하지 않은 까닭도 거기 있었다./autumnbb@osen.co.kr
연천=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