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쎈분석]'신의 한 수' 김도훈의 이원화 전략...후반기 돌풍 예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20 05: 00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인천 유나이티드가 선수단 이원화에 성공하며 후반기 돌풍을 예고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19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열린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서 후반 중반 진성욱의 천금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인천은 3연패 뒤 2연승을 달리며 다시 상승궤도에 올라섰다. 7위(승점 36)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며 6위 전남(승점 38)을 바짝 뒤쫓는 모양새다.
김도훈 감독이 입버릇처럼 말하던 선수단 이원화에 성공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이 동계훈련 때부터 준비해오던 시나리오다. 가장 어려운 순간, 쉽지 않은 카드를 꺼내들며 기적을 이뤘다. '무득점 3연패'의 위기를 '무실점 2연승'의 기회로 탈바꿈시켰다. 

기폭제는 지난 1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경기였다. 15일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 경기서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인천은 포항전서 김도훈 감독과 김원식이 퇴장 당하는 악재 속 0-2로 분패했다. 중앙 수비수 김진환은 결정적인 패스 미스로 김승대에게 쐐기골을 헌납했다. 오심 논란 속 인천이 뼈아픈 3연패의 아픔을 당하는 순간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퇴장 징계로 전남전서 벤치에 앉지 못했다. 칼을 빼들었다. 김 감독은 위기의 순간 모두가 예상치 못한 '개혁'을 시도했다. 주전 수비수와 골키퍼인 김진환과 유현 대신 이윤표와 조수혁에게 선발 출전의 기회를 줬다. 카드징계 등으로 나오지 못한 케빈과 김원식, 김인성의 공백은 이효균과 김동석, 윤상호로 메웠다. 신의 한 수였다. 인천은 파이브백을 앞세워 전남 원정서 귀중한 2-0 승리를 챙겼다. 
김 감독은 제주전서 또 한 번의 깜짝쇼를 준비했다. 이번에도 자의 반 타의 반 로테이션이었다. 공수의 핵인 이천수와 요니치가 누적경고 3회로 결장한 자리를 윤상호와 이윤표가 꿰찼다. '후배' 조수혁은 '선배' 유현을 따돌리고 2경기 연속 골문을 지켰다. 권완규는 우측 풀백에서 중앙 수비수로 보직 변경했고, 김대경은 그의 자리를 대신했다. 
퇴장 징계로 이날도 벤치에 앉지 못한 김 김독은 경기 전 "벤치가 아닌 위에서 경기를 보니 또 다른 경험이 된다. 선수들한테 얘기해주는 것도 다른 부분이 있다"고 긍정의 메시지를 전했다. 김 감독의 머릿속은 온통 이원화 생각 뿐이었다. "요니치가 없을 때 다른 선수가 들어가서 대응 방법을 키워야 한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내보냈다. 이윤표는 부상 복귀 이후 주위의 우려도 많았다. 복귀 이후 4~5일 됐을 때 '뛸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답했다. 자기만의 관리가 철저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
믿음에서 비롯됐다. 김 감독은 "동계훈련 때부터 로테이션을 통해 누가 들어가도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선수단 이원화를 만들었다"며 "훈련을 통해 좋은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가 경기장에 나가야 한다. 준비가 돼 있는 이에게 기회를 주는 건 당연하다.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도 될 것이다"고 이원화의 장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의 결단 있는 선택은 대성공으로 돌아왔다. 인천은 제주를 1-0으로 눌렀다. '슈퍼 서브' 진성욱이 2연승의 주역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아 23분 만에 제주의 골네트를 갈랐다. 박세직의 슈팅이 골키퍼에 막혔지만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집중력과 위치 선정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김 감독의 이원화 전략이 보기 좋게 먹혀들었다. 인천은 많은 것을 얻었다. '무득점 3연패'를 '무실점 2연승'으로 바꾸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선수들은 자신감과 함께 동기부여가 생겼다. 선의의 경쟁은 덤이다. 무더운 여름 로테이션을 통한 체력 회복도 가능해졌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은 경기에 나가든 못 나가든 자극을 받는다. 전남전에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는 선수들을 넣으며 변화를 줬다. 기회를 잡은 후배들이 역할 수행을 잘해줬다. 선배들도 긴장하고 경기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선의의 경쟁 효과를 전했다./dolyng@osen.co.kr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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