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창단 후 최고 승률을 찍었다. 계속해서 승률을 끌어올리면서 어느 정도 안정적인 전력을 형성하고 있는 kt다.
kt의 올 시즌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개막 11연패를 시작으로 5월 5일 대전 한화전이 끝난 후에는 5승 26패(승률이 1할3리)로 성적이 바닥을 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당연히 시즌 100패도 가능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트레이드 등 전력 보강을 통해 점차 성적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19일 수원 넥센전에서 승리하며 승률 3할3푼9리. 창단 후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단순히 트레이드만으로 성적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조범현 kt 감독은 19일 수원 넥센전에 앞서 시즌 초반에 대해 “처음에는 서로 호흡이 안 맞았다. 선수들끼리도 어색했고 고참들은 자기 야구하기에 바빴다. 그래서 경기 자체가 안 됐다. 또 박기혁, 박경수 등 풀타임을 뛴 선수들이 거의 없었다. 경기에 대한 적응도 필요했다. 불안하니까 처지게 되고 FA 계약 선수들도 부담을 느끼면서 안 좋은 상황들이 계속됐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kt는 점차 하나의 팀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 조 감독은 좋아진 성적에 대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경기에 계속 나가다보니 여유가 많이 생겼다. 요즘은 서로 눈빛을 보고 호흡을 맞추고 있다. 부담감이 가장 컸던 것 같다”면서 “구단에서도 성적에 관계없이 선수들에게 보약도 해주는 등 정말 잘 해줬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에 맞물렸다”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상승세만 봐도 kt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시즌 초반에는 연패가 한없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연패를 끊더라도 연승이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패는 빠르게 끊고, 여기에 연승까지 이어나가는 모습이다. 현재는 지난 16일 마산 NC전부터 3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선수들이 매서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있다. 18일 수원 넥센전에선 1회에만 대거 8안타 9득점을 폭발시키며 일찍이 승기를 잡았다. 결과는 15-5 완승.
19일 수원 넥센전은 더 대단했다. 전날과 반대로 선발 정대현의 부진, 수비 실책이 연달아 겹치며 1-0으로 앞선 3회초에만 7실점했다. 이후 2점을 더 내주며 2-9로 끌려갔다. 하지만 8회말 2점을 따라가며 꺼져가는 불씨를 살렸다. 그리고 9회말엔 장성호의 통산 2100안타를 시작으로 마르테의 3루 땅볼, 김상현의 스리런포로 넥센을 위협했다. 이후 2사 1,2루에서 터진 심우준의 적시 2루타, 2사 만루 오정복의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으로 5점 차를 뒤집으며 10-9로 승리했다. 이는 9회 최다 점수 차 역전승 타이 기록.
완전히 달라진 kt를 볼 수 있었다. 게다가 꼭 중심 타선이 아니어도 모상기, 김영환, 심우준 등의 안타로 충분히 역전 기회를 만들 수 있었던 kt다. 이날 경기에선 타선 전체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극적인 재역전승을 만들 수 있었다. 결국 하나의 팀이 만들어낸 끝내기 드라마였던 셈이다. kt의 반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상위 팀들이 kt의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까지 왔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