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복용 선수 복귀 전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8.20 06: 00

금지약물 복용 전력 선수들의 관리 체계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KBO가 실시한 도핑테스트 결과 최진행의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 규정상 경기기간 중 사용 금지 약물에 해당하는 스타노조롤(stanozolol)이 검출됐다.
KBO는 반도핑위원회를 개최해 최진행의 소명을 듣고 심의한 결과, 반도핑 규정 6조 1항에 의거해 최진행에게 30경기 출장정지의 제재를 부과하고 한화 구단에게도 반도핑 규정 6조 2항에 의거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최진행은 "어떠한 이유와 관계없이 팬 여러분들과 구단, 선수단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그동안 선수들이 흘린 땀이 저로 인해 왜곡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와 관련된 모든 징계는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사과했다.
11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47일 만에 1군 무대에 복귀한 최진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그의 이름 앞에 '금지약물 복용 선수'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 붙었다. 그러다 보니 최진행은 다음날 복귀 첫 대포를 쏘아 올리고도 웃지 못했다. 한화 팬들 또한 마음껏 축하해주지 못했다.
만약 최진행이 1군 복귀를 앞두고 도핑 테스트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 의혹을 어느 정도 불식시키지 않았을까. KBO 관계자에 따르면 최진행은 1군 복귀 전에 도핑 테스트를 받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금지약물 복용 전력이 있는 만큼 향후 도핑 테스트를 시행할 경우 검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바꿔 말하면 반드시 포함되는 건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야구인은 "금지약물 복용 선수가 1군 복귀를 앞두고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징계가 끝난 뒤 2차 도핑 테스트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고 복귀한다면 불편한 시선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며 "의심이 계속 될 경우 속된 말로 잘 하면 약발이 좋은 것이고 못 하면 약발이 다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2차 도핑 테스트와 같은 확인 과정이 없다 보니 (금지약물을 복용했던) 선수도 마음이 편할 리 없고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도 100% 신뢰하지 못한다. 모두가 엄청 불편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포털사이트에서 과거 도핑 테스트를 통해 양성 판정을 받은 모 선수의 이름을 검색해보니 도핑과 관련된 연관 검색어가 가장 먼저 나왔다. 이 선수 또한 복귀 직전 도핑 테스트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금지약물 복용 선수들을 두둔하려는 건 절대 아니지만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복귀 전 확인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