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이적 111일, 무엇이 가장 달라졌나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20 10: 10

롯데 자이언츠 우완 박세웅(20)은 성장하고 있다. 프로 데뷔 첫 승을 계속해서 놓치며 한때는 마음고생도 심했지만, 등판을 거듭할수록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제는 서서히 선발진에 자리잡는 모습이다. 5월 2일 롯데로 이적한 뒤 111일, 무엇이 가장 달라졌을까.
박세웅은 지난 19일 사직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로 선발투수의 책무를 다한 박세웅이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의 곁에 잠시 머무르다 롯데에 안겼다. 비록 시즌 3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롯데는 박세웅의 호투를 발판삼아 7-2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달렸다.
롯데 이적 직후 박세웅은 선발로 나가면 5이닝을 채우기가 버거웠던 게 사실이다. 경기 초반 주자가 나가면 부쩍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고, 자연히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들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르다. 올해 박세웅은 퀄리티스타트를 총 4번 했는데, 최근 5경기 중 3번이나 집중돼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최근 박세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완급조절 능력이다. 박세웅은 140km 중반대 빠른 공을 갖고 있다. 몸의 탄력으로 구속을 끌어올리는 유형의 선수다. 처음에는 타자들과 상대할 때 힘으로 맞붙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무조건 정면승부를 고집하지 않고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를 한다. 19일 경기에서도 박세웅은 총 투구수 100개 중 직구를 42개 던졌고, 변화구는 35개(슬라이더 15개, 커브 20개)를 구사했다.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체인지업은 23개였다. 빠른 공으로만 카운트를 잡는 게 아니라, 커브로 카운트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는 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세웅 역시 "롯데에 와서 완급조절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힘으로만 붙는 것보다 타자와 승부할 때는 이런 것도 필요하다는 걸 배우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커브 스트라이크 비율을 늘리고 있다. 커브도 두 가지 종류를 던지는데, 카운트를 잡을 때 쓴다. 특히 송승준 선배님, 강영식 선배님께 많이 배우고 있다. 느린 변화구를 적극 활용하라고 말씀해주신다"고 말했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해졌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었도 팀 승리에 함박웃음을 짓는 박세웅이다.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는 "타자들이 점수를 내줬는데 1점이라도 그걸 지키지 못한 내 잘못이다. 그래도 팀이 이겼으니 기분은 좋다"며 미소지었다. 또한 1회 실책으로 투구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도 "예전이었으면 무너졌을수도 있는데, 그래도 이제는 극복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박세웅은 지금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몸도 자라고 있지만, 롯데 마운드를 책임질 미래로 마인드와 경기 운영능력까지 함께 갖춰가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이, 올해보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재목임에는 틀림없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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