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도전해야지".
kt 신인 우완 투수 조무근(24)이 급성장하고 있다. 조무근은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6회 구원등판, 2이닝 5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홀드를 올렸다. 최고 구속이 149km까지 나올 정도로 빨랐고, 체인지업처럼 떨어지는 슬라이더의 움직임은 예술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연신 헛방망이질 하기 바빴다.
조무근의 슬라이더는 잘 알려진 무기. 오히려 그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구속 상승이다. 프로 입단 당시 조무근은 198cm 장신에 비해 구속이 느린 것이 아쉬웠다. 최고 구속이 140km 안팎. kt 조범현 감독도 "성균관대 시절에도 조무근을 가끔 봤지만 별다른 기억이 없었다. 처음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로 구속에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신인 지명도 2차 6라운드 전체 54순위였다.

하지만 조범현 감독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할 정도로 조무근의 성장세는 예사롭지 않다. 시즌이 흐를수록 체력적으로 지칠 법도 하지만 공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140km대 중후반을 예사로 던지며 '파이어볼러'로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이다.
kt 정명원 투수코치는 "힘이 있을 때에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 며칠 쉬고 컨디션 좋은 날에는 원래 구속보다 3~4km 정도 빠르게 나온다. 짧은 이닝을 던질 때 더욱 그렇다"며 "경기에 대한 집중력과 마음자세도 좋다. 조금 있으면 150km도 던질 수 있을 것이다"고 조무근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무근 스스로도 놀라워한다. 그는 "처음 프로에 들어왔을 때보다 구속이 7~8km 빨라졌다. 비결이라기보다는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들을 상대하면 할수록 자신감이 막 생긴다. 프로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하면서 힘이 붙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원래 구속에는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요즘은 컨디션 좋은 날 구속에 욕심이 난다. 아직 150km를 던진 적은 없다. 매일매일 최고 구속을 갱신하고 있다"며 웃어보였다.
장신에서 내리 꽂는 투구 각도와 슬라이더가 주무기인 조무근은 강속구까지 장착, 점점 까다로운 투수로 무럭무럭 성장 중이있다. 순수 신인으로서 1군 첫 해 빠르게 연착륙했다. 30경기 6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2.16. 특히 50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 55개를 잡아내며 피안타율도 2할1푼7리에 불과하다.
kt 김민재 수비코치는 "이제 국가대표도 도전해야지"라며 조무근을 격려했다. 오는 11월 프리미어12 대회가 열리는데 대표팀은 우완 강속구 투수가 많지 않아 고민이다. 리그 전체적으로 우완 정통파 강속구 투수가 기근현상을 보이고 있다. 조무근이 조금 더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태극마크도 꿈은 아니다.
눈에 띄는 성장세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조무근. 150km 파이어볼러가 돼 국가대표팀에 강렬한 존재감을 어필하고 있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