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kt 위즈의 상승세가 리그 순위표를 흔들고 있다. 시즌 초 ‘승수 자판기’에서 이제는 5위를 결정짓는 ‘캐스팅 보트’로 거듭났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승수 자판기’라는 오명을 썼던 kt가 시즌 막판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kt는 최근 4연승과 함께 시즌 38승 72패로 승률 3할4푼5리를 마크하고 있다. 창단 후 최고 승률을 계속해서 돌파하고 있다. 무엇보다 8월 17경기에선 9승 8패를 기록하며 시즌 4위를 기록 중. 6월 이후 성적만 보더라도 28승 30패(승률 4할8푼3리)로 이 기간 동안 리그 6위다.
그 정도로 kt는 나머지 9구단에서 쉽게 상대할 수 없는 상대가 됐다. 조범현 kt 감독은 취재진을 향해 “몇 승을 더 해야 100패를 면할 수 있냐”고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kt는 현재 110경기에서 38승을 기록해 남은 34경기에서 7승만 더해도 시즌 100패를 면하게 된다. 즉 남은 경기에서 승률 2할6리를 기록해야 하는데 최근 kt의 상승세를 본다면 100패를 하는 게 더 어려운 상황이다. 이제는 단순히 시즌 99패 이하를 넘어서 포스트 시즌 싸움에 중요한 키가 되고 있다.

kt는 지난 16일 마산 NC전부터 4연승을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주 18~19일 수원 넥센전에서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다. 4위를 지키던 넥센은 kt에 일격을 당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19일 수원 kt전에선 9회까지 9-4로 앞선 경기에서 9-10 재역전패를 당했다. kt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며 넥센과의 2연전 동안 25득점을 폭발시켰다. 리그 최강 타선을 앞세운 넥센에 공격력으로 응수했다.
그리고 20일 대전 한화전에선 에이스 크리스 옥스프링을 앞세워 갈 길 바쁜 한화의 발목을 잡았다. 옥스프링은 5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고 이어 등판한 조무근, 홍성용, 장시환이 단 1점만을 내주며 한화 타선을 틀어막았다. kt는 이대형의 3안타, 앤디 마르테의 3안타 3타점을 앞세워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로써 kt는 한화와의 상대 전적에서도 6승 8패를 기록하며 크게 뒤지지 않았다.
kt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상위권 팀들의 경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t는 우천 연기된 경기를 제외하더라도 21일 대전 한화전을 시작으로 30일 수원 SK전까지 중위권부터 상위권까지 포진해있는 한화-두산-넥센-KIA-SK를 연달아 만난다. 우선 2연전 첫 경기서 한화가 일격을 당했는데, KIA, SK라고 해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8월 말에는 kt 외국인 타자 댄 블랙이 복귀할 예정이다. 이제는 더 이상 쉽게 볼 수 없는 kt의 행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