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 외국인 타자 앤디 마르테(32)가 무서운 기세로 타격왕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마르테는 올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타격왕과는 거리가 멀었다. 실력은 둘째치더라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4월 24일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처음 1군 엔트리서 말소됐고 5월 5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당시만 해도 큰 부상은 아니었다. 복귀하자마자 맹타를 휘두르며 kt 타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5월 8일 외복사근 미세 파열 진단을 받고 전력에서 다시 한 번 이탈했다.
안 그래도 약한 kt 타선인데 3번 타자 마르테가 빠지니 힘을 더 잃었다. 마르테가 빠진 이후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승률이 1할대에 머물렀다. 마르테는 우여곡절 끝에 6월 2일 1군 엔트리에 복귀했다. 그리고 마르테는 복귀 이후부터 꾸준히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했다. 6월 23경기서 타율 3할1푼7리 4홈런 20타점을 기록하더니 7월 18경기서 타율 3할8푼7리 2홈런 14타점, 그리고 8월 17경기에선 타율 4할6리 7홈런 24타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어느덧 규정 타석을 채우며 시즌 타율 3할6푼8리(리그 2위) 출루율 4할3푼(7위) 장타율 0.615(4위)로 OPS는 1.045(5위)에 달한다. 그 외에 16홈런 74타점으로 영양가 만점의 활약. 규정 타석을 채운 이후 타격 부문에서 빠르게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특히 타율 부문에선 에릭 테임즈(.372)에 이어 2위에 오르며 무섭게 추격하고 있다. 3위는 유한준(.363)으로 현재까지는 3명의 선수가 3할6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마르테의 꾸준함이라면 신생팀 첫해 최초 타격왕 타이틀도 가능한 상황이다. 역대 신생팀의 1군 데뷔 첫해에 타격왕이 나온 경우는 없었다. 마르테는 최근 10경기에서도 타율 3할4푼2리 3홈런 11타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멀티히트 경기가 4경기였고 20일 대전 한화전에선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3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을 달리고 있다. 지금 이 기세라면 테임즈를 따라잡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앞서 신생팀 첫해 타자가 타이틀 홀더가 된 경우는 한 차례에 불과하다. 2013년 NC 다이노스의 김종호가 50도루로 도루왕을 차지한 게 유일한 기록이다. 투수 부문에선 1991년 조규제(쌍방울)가 27세이브로 최다 세이브 1위에 올랐다. 당시만 해도 구원승과 세이브를 합친 구원상이 존재했는데, 이 역시 조규제(7승 27세이브)가 거머쥐었다. 이후 2013년 찰리 쉬렉(NC)이 평균자책점 부문에서 2.48로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만약 마르테가 접전 끝에 타격왕을 거머쥔다면 신생팀 첫해 최초의 타격왕 타이틀 홀더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직 시즌은 34경기 정도를 남긴 상황. 하지만 긴 슬럼프 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마르테이기에 타격왕에 도전해볼 만 하다. 과연 마르테가 kt 첫 시즌에 커다란 선물을 선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