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불펜에 두 가지 키워드가 생겼다.
넥센은 지난 20일 목동 SK전에서 12회 연장 혈투 끝에 스나이더의 끝내기 홈런으로 3-4 승리를 거뒀다. 넥센은 kt전에서 안은 충격의 2연패를 끊고 3위 두산을 1경기 차로 추격했다. 끝내기 패배 다음날 나온 끝내기 승리라는 의미도 있었다.
전날 7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경기를 내준 넥센 불펜이지만 이날도 시작은 불안했다. 8이닝 1실점을 기록한 밴 헤켄의 뒤를 이어 나온 조상우가 9회 1실점하며 0-2로 점수차를 벌린 것. 조상우는 2이닝 동안 2실점(1자책)을 기록하면서 연장전을 아슬아슬 끌고 갔다.

11회 이어 김택형이 나왔다. 김택형은 첫 타자 이명기를 상대로 151km의 직구를 던지며 스트라이크를 넣어 루킹 삼진을 잡았다. 구원 전환 후 17일 롯데전에서도 150km를 기록한 바 있는 김택형지만 당시는 150km가 최고고 140km 후반대가 주를 이뤘다면 이날은 12회 마지막까지 150km를 찍으며 강속구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김택형이 12회 1사 1,2루 위기에서 내려오자 마찬가지로 후반기에 구원으로 보직을 바꾼 한현희가 올라왔다. 그는 두 타자를 범타로 잡으며 추가 실점을 멈췄고 팀의 12회말 끝내기 승리로 승리투수가 됐다. 넥센에 2009년 이현승(현 두산) 이후 처음으로 시즌 10승을 거둔 토종 투수가 생긴 것이다.
김택형은 딱 1년전이었던 고등학교 3학년 때 138km이 직구 최고구속이었다. 그러던 선수가 프로에 오면서 약 1년 만에 구속이 12km 넘게 올랐다. 특히 전속력으로 던지는 불펜으로 옮기면서 자연스럽게 구속을 더 끌어올렸다. 한현희는 시즌 전 세웠던 10승 목표를 불펜에서라도 세우면서 자신감을 찾을 계기를 만들었다.
넥센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4.97)이 8위에 머물러 있다. 구원 평균자책점(5.12)도 7위로 필승조마저 흔들리는 일이 많은 상황이다. 이 멤버가 현재 검증된 최상의 조합이기에 큰 변화를 주기도 쉽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생긴 조그만 타이틀이 큰 발전을 가져오기를 바라고 있는 팀이다./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