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박병호의 후반기 홈런 페이스가 매섭다.
박병호는 지난 20일 목동 SK전에서 2-3으로 뒤진 연장 10회 선두타자로 나와 동점 솔로포를 기록하며 팀의 4-3 끝내기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박병호는 이날 딱 필요한 순간 시즌 44호포를 때려내면서 영양가도 잡고 리그 홈런 선두도 굳게 지켰다.
시즌 110경기에서 44개의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의 페이스라면 올 시즌 144경기를 다 치른 상황에서는 산술적으로 57.6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50홈런의 금자탑까지 6개 밖에 남지 않았고 그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특히 후반기 페이스가 놀랍다. 박병호는 후반기 들어 24경기에서 14개의 홈런을 기록하면서 다른 이들이 모두 지칠 시기에 오히려 치고 나가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는 7개의 홈런을 날리는 궁극의 타격감을 보여줬다. 후반기 페이스만 놓고 보면 19.8개의 홈런을 더 기록할 수 있다. 시즌 63.8개라는 계산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승엽(삼성) 다음으로 가장 좋은 홈런 스윙을 갖고 있는 것으로 꼽히는 선수가 바로 박병호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만약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 간다면 다른 건 몰라도 (강)정호보다 홈런은 더 많이 칠 수 있을 것이다. 비거리도 더 멀고 홈런존이 더 넓다"고 개인적인 의견을 밝힌 바 있다.
20일 경기에서는 1점차 열세에서 나온 짜릿한 연장전 홈런이라는 점까지 더해 그의 홈런 가치가 치솟았다. 올 시즌 박병호가 1점차 열세에서 때려낸 홈런은 7개로 리그 최다 홈런이다. 동점에서는 나성범(NC)과 함께 11개로 공동 1위. 그야말로 천금 같은 홈런들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4번타자로서 그가 여름을 이겨내는 방법은 투수들의 실투를 노리는 것이다. 그는 "나도 지치면 집중력을 잃을 때가 있고 다른 선수들도 그렇다. 특히 투수들의 실투가 많아지기 때문에 그 실투를 더 잘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여름을 보내는 노하우를 익힌 박병호가 후반기 홈런 공장의 엔진을 더 달구고 있다./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