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7연패 탈출, 그 뒤에는 '영원한 캡틴' 김태균(33)의 특별한 리더십이 있었다. 지친 선수들을 집으로 초대, 고기파티로 '힐링'의 시간을 보내며 힘을 냈다.
한화는 지난 21일 대전 kt전에서 8-3으로 승리하며 지긋지긋한 7연패 사슬을 끊었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느 팀이나 연패가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매경기 총력전으로 쉼 없이 달려온 한화의 7연패는 충격이 상당했다. 5위 싸움에도 점점 밀려나며 힘겨운 승부가 계속 됐지만 급한 불을 끄는데 성공했다.
한화의 연패 기간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큰 사람이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7연패 동안 22타수 3안타 타율 1할3푼6리에 그쳤다. 김태균이 중심에서 해결해주지 못하며 한화의 방망이도 차갑게 식었다. 하지만 21일 kt전에서는 7회 쐐기 솔로 홈런 포함 2안타로 활약하며 타격 슬럼프 탈출의 신호탄을 울렸다.

김태균은 7연패 탈출에 대해 "내가 잘해서 끊었나? (안)영명이가 잘 던지고, (조)인성이형이 잘 쳐주고 모든 선수들이 잘해서 끊은 것이다"며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타격감이 바닥이라 힘들었다. 여름이 되면서 체력적으로 지쳐 있었다. 이제는 날씨도 선선해진 만큼 앞으로 점점 좋아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최근 김태균은 선수들과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연패가 시작된 후 경기가 없는 날, 자신의 대전 집으로 시간이 되는 선수들을 대거 초대했다. 연일 고된 훈련과 경기로 지친 선수들에게 주장으로서 조금이라도 뭔가 힘을 북돋아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김태균의 아내 김석류씨가 약 200만원어치 고기를 준비, 선수들의 원기충전에 힘을 보탰다.
김태균은 "다 같이 고기 먹고 힘내자는 의미가 있었다. 우리 선수들이 '힐링'할 수 있는 게 결국 먹는 것밖에 없다. 집에서 같이 고기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면서 함께 힘을 모으는 시간을 가졌다"며 "그날 선수들의 가족들도 많이 왔다. 나보다는 우리 와이프가 자리를 준비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김태균은 평소 주장으로서 선수들에게 보이지 않게 많은 것을 베푼다. 아직 장비가 부족한 어린 선수들에게 배트·장갑·선글라스 등 각종 용품을 선물한다. 타향살이하는 외국인선수들과도 따로 저녁식사 자리를 갖고 힘을 북돋아준다. 그런 미담이 나올 때마다 그는 "후배들보다 여유 있는 선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것이다. 쑥스럽다"고 손사래 친다. 선수들은 "태균이형이 많이 신경 써준다"고 고마워한다.
김태균을 잘 아는 야구인은 "올해 태균이가 어느 해보다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야구를 하며 가장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그럴수록 주장의 책임감을 갖고 선수들과 함께 하려 노력한다"고 귀띔했다. 팀을 이끄는 주장이자 4번타자로서 김태균의 심리적인 중압감은 쉽게 상상하기 힘들다. 그래도 힘든 티 내지 않고 솔선수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들의 단합을 이끌고 있다. 김태균이 있기에 한화는 무너지지 않는다. /waw@osen.co.kr

대전=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