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서 자주 쓰이는 말 가운데 '루틴(routine)'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작업을 실행하기 위한 명령체계'다. 쉽게 생각해서 경기를 준비하는 각자의 버릇이라고 보면 된다. 어떤 선수는 경기 전 피자만 먹고, 또 다른 선수는 무조건 20분씩 명상을 하는 식이다.
그런데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선수 조쉬 린드블럼(28)이 최근 북한의 도발에도 '루틴'이라는 말을 썼다. 한국과 북한의 군사 대치상황은 우리보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더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2013년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아담 윌크는 한국을 떠난 뒤 "전쟁 위험때문에 한국에서 살기 힘들었다"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인터뷰를 미국에서 하기도 했다.
모 구단 외국인선수 담당자는 "어떤 선수는 한국이 무서워서 못 가겠다는 말까지 한다"는 실상을 전하기도 했다. 한국에서 사는 우리야 북한의 도발에 둔감해졌지만, 외국인선수들은 여전히 한반도가 군사대치중인 상황임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린드블럼은 아내 오리엘과 두 자녀를 모두 한국으로 불러 생활하고 있다. 혹시 불안하지는 않을까.

린드블럼은 21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을 마치고 "사실 전쟁에 대한 걱정은 그다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지인들이 (지금 나오고 있는 북한 관련 뉴스에 대해)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줬다. 나는 북한의 행동이 일종의 루틴이라고 생각한다"고까지 했다.
북한의 잦은 군사도발에 경각심은 유지해야하지만, 이제까지 북한의 군사도발 상황을 분석하면 린드블럼의 비유처럼 특정한 목표를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린드블럼 뿐만 아니라 KBO 리그에서 활약중인 외국인선수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활약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린드블럼은 "정말 (심각한 군사적 충돌이) 벌어지면 그때 가서 다시 걱정하고 싶다. 지금은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현재 야구에만 집중하고 있는 린드블럼은 25경기 10승 7패 166이닝 138탈삼진 평균자책점 3.36으로 에이스다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리그 다승 공동 9위, 평균자책점 6위, 최다이닝 1위, 탈삼진 2위 등 여러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