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가 본 커쇼와 그레인키, 매카시 ESPN 객원칼럼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8.22 03: 29

[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 시대의 원투펀치다.
이들과 같이 생활하는 선수, 그것도 같은 선발 투수가 바라본 둘의 모습은 어떨까. ESPN이 22일(한국시간) 둘의 동료인 브랜든 매카시가 보낸 객원 칼럼을 게재했다.  
지난 스프링캠프부터 같은 클럽하우스를 사용한 매카시가 둘에 대해 나름의 비교와 느낌을 잘 적었다. 매카시는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도 홈경기를 치를 때는 다른 선수들과 같은 시간에 구장에 나온다.

매카시에 의하면 커쇼는 지독한 완벽주의자다. 자신의 루틴에 대해서 광신적이라고 해야 한다. 커쇼의 루틴은 돌에 새겨져 있고 다음 등판을 준비하기 위해 해야 하는 모든 것들은 제 시간에 그것도 최선을 다 해 수행해야 한다. 커쇼가 필드에 한 번 나서면 그를 찾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만약 커쇼의 루틴을 알고만 있다면 특정 시간에 커쇼가 어디에 있는지 굳이 애쓰지 않아도 금방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레인키를 발견하는 것은 바람을 찾으려는 것과 같다. 그레인키는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고 싶을 때만 나타난다. 그레인키는 자신의 루틴을 느낌에 기초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어떤 날은 루틴이 8세트의 스쿼드가 될 때도 있고 어떤 날은 웨이트룸 구석에 혼자 떨어져 잡지를 읽으면서 한 시간 동안 폼 롤러를 이용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때때로 한 시간 정도 사라지기도 한다. 어떤 때는 야외 파티에 온 것 처럼 음식접시를 들고 돌아다니기도 한다. 누군가 궁금해지는 선수가 있으면 비디오를 보기도 한다.
이런 ‘루틴’은 선수에게는 적신호다. 메이저리그의 최고 선수들은 루틴에 살고 루틴에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레인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레인키 자신보다 더 잘아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그레인키의 ‘안티 루틴’은 결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커쇼와 그레인키는 투구 준비 동작에서도 완전히 다르다. 커쇼는 빠르고 마운드에서 마치 약자를 괴롭히는 힘센 사람의 평정심 같은 것이 있다. 자신이 어떤 볼을 던지기로 결정했던지 간에 볼을 손에서 놓기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는 사람 같다. 피칭을 마치면 또 재빨리 던지기 위해 (포수로부터)볼을 빨리 돌려 받기를 원한다. 완벽하게 작동하는 자신의 3피치로 타자를 압도하고 최고의 자신감으로 볼을 던진다.
반면 그레인키는 커쇼에 비해 마운드에서 행동이 훨씬 느리다. 볼을 글러브에 튕겨 보면서 어떤 볼을 던질지 생각해 보고 던질 준비를 한다. 이런 행동은 타자들이 덕아웃으로 다시 돌아가기 전에 타석에서 잠시 시간을 즐기도록 하는 것 같은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레인키가 던지는 모습은  조심스럽고 체계적이면서도 자신감으로 가득 찬 자신의 말투와 닮았다.
이렇게 다른 점이 있지만 일단 볼을 던지고 나면 둘은 똑같다. 흠잡을 데 없는 제구, 최고의 타자들을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능력 등이 그렇다. 둘이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을 보면 사전에 각본이 짜여져 있는 어떤 것을 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둘을 상대로 안타를 치고 특히 점수를 내는 것이 너무 드문 일이어서 양팀(상대 뿐 아니라 우리 팀)으로부터 갈채를 받을 자격이 있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레인키와 커쇼는 자신들의 수비, 타격, 베이스러닝에서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들은 교체 될 때까지 팀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가능한 것들을 해낸다.
매카시는 ‘메이저리거들도 상대편 선수들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팬들이나 똑같다’며 자신도 다저스에 오기 전 둘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이 아주 많았고 언젠가 같이 생활하면서 알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매카시가 1년 가까이 둘을 지켜 본 결론은 무엇일까. 그레인키는 우리 모두가 생각하는 것 처럼 영리하다. 커쇼는 어떤 야구선수 못지 않게 열심히 훈련한다. 둘 모두 좋은 사람들이고 동료이며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이 매일 매일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볼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 하지만 TV로 그들을 본 지켜 본 사람들 역시 커쇼와 그레인키가 어떤 사람인지 이미 본 것이나 다름없다.   nangapa@osen.co.kr
LA 다저스 스프링캠프서 클레이튼 커쇼(사진 좌측)의 롱 토스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잭 그레인키와 브랜든 매카시(우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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