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할3푼2리 4홈런 19타점 OPS 0.641.
38경기 159타석을 소화한 LG 트윈스 외국인타자 루이스 히메네스의 성적이다. 히메네스는 지난 6월 15일 부상이 재발한 잭 한나한의 대체자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뜨거운 6월을 보내며 LG 야수진의 마지막 퍼즐이 되는 듯했으나, 7월부터 급격히 식었다.
스스로 체력저하와 경기감각 부족 호소, 열흘 동안 이천에서 재정비했는데 효과가 없다. 콜업 후 7경기에서 타율 2할5푼9리 0홈런 3타점 OPS 0.643. 4번 타순 배치는커녕,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게 이상한 상황이다.

수비는 좋다. 강한 어깨를 지녔고, 수비 범위도 LG에서 3루를 볼 수 있는 내야수 중 가장 넓다. 그런데 LG에는 강한 타격도 필요하다. 매 타석 상대 배터리를 긴장시키고 공격 흐름을 이어주는 타자가 절실하다. 3루수 히메네스에게는 합격점을 줄 수 있으나, 4번 타자로서는 빵점이다.
무엇보다 히메네스는 콜업 후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상대에게 공략당하고 있다. 높은 공에 제대로 된 타구를 날리지 못하며, 바깥쪽으로 빠져나가는 공에 쉽게 배트가 나온다. 타격시 상체 움직임이 줄어들긴 했지만, 선구안까지 나아지진 않았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줬던 극악의 볼넷:삼진 비율이 KBO리그서도 반복되고 있다.
LG는 현재보다는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움직이는 중이다. 신인 외야수 안익훈의 출장 경기수를 늘려가고 있다. 양석환 문선재 서상우 채은성 등이 선발 출장하는 횟수도 많아진다. 4년 동안 선발진과 불펜진을 오가던 임정우의 보직을 불펜투수로 확정, 임정우는 경기 후반 리드하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한다. 만 23세의 유강남은 주전포수가 됐다. 올 시즌 10개 구단 최연소 주전포수다.
그리고 LG는 히메네스에게 한 자리를 보장하고 있다. 히메네스는 콜업 후 모든 경기서 중심타선에 배치됐다. 히메네스를 좀 더 보겠다는 게 양상문 감독의 입장. 양 감독은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히메네스의 재계약 여부는 기록이 아닌 기술적인 부분으로 판단하려고 한다. 히메네스와 양석환의 3루수 출장은 유동적으로 가져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히메네스가 6월과 같은 결과를 내고 있다면, 히메네스를 매 경기 출장시킬 만하다. 하지만 히메네스는 최근 30경기 동안 똑같은 모습을 반복하고 있다. 이미 리빌딩 스위치를 누른 상황에서 히메네스를 출장시키는 것은 시간 낭비다. 군 입대 시기를 늦춘 양석환에게 3루수 경험을 쌓게 하고, 다른 젊은 선수를 중심타선에 넣는 게 낫다. 3루수가 정말 없다면, 김영관이나 백창수에게 1군 무대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굳이 히메네스를 써야만 한다면, 하위 타순으로 내리는 게 팀 득점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리빌딩 또한 방향설정을 확실히 해야 한다. 시즌 종료까지 한 달 반. 앞으로 LG가 정확한 나침반을 바라보고 움직이는지 지켜볼 일이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