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수상 보다 대표팀 뽑힌 게 더 좋아요."
고려대 출신의 고양 오리온스 포워드 이승현이 겹경사를 누렸다. 2015 프로-아마농구 최강전 우승과 함께 MVP를 차지했다. 국가대표팀에선 예비명단이 아닌 12인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고대하던 태극마크를 달았다.
오리온스가 대학 최강이자 디펜딩 챔프 고려대학교를 물리치고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오리온스는 22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대회 결승서 고려대를 93-68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대회 왕좌를 제패하는 기쁨을 누렸다. 반면 동부, 상무, 모비스를 꺾고 결승까지 올라온 고려대는 2연패에 실패했다.
최우수선수는 이승현의 차지였다. 그는 이날 25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대승을 이끌었다. 이승현은 MVP 투표 29표 중 18표를 득표하며 MVP에 선정됐다. 이승현은 상금 300만 원과 트로피를 함께 거머쥐었다.
이승현은 경기 후 인터뷰서 "2013년엔 '대학 신분으로 프로 형들을 이길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당시 오리온스와의 첫 단추를 잘 꿰 탄력을 받아 우승한 것 같다"며 "이번엔 대진이 괜찮았다. 국내 선수들의 개개인 능력도 고려대에 뒤지지 않았다"고 최초로 대회 2회 연속 정상을 경험한 소감을 밝혔다.
이승현은 모교 고려대와의 결전을 앞두고 "부담되서 잠을 못 잤다. 모교 후배들은 지난해까지 동료였다. 기분도 남다르고 준비자세도 달랐다"며 "선배 체면을 세우고, 지더라도 내가 할 것은 하고 나오자라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승현은 "2년 전 (이)종현이가 MVP를 받았다. 워낙 출중한 기량을 펼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엔 내가 고려대가 아닌 오리온스 소속으로 MVP를 차지해 남달랐다"고 기뻐했다.
이승현은 이날 우승, MVP와 함께 또 하나의 큰 선물을 받았다. 최근 국가대표 예비명단에 포함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그는 처음으로 12인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내달 중국에서 열리는 제28회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이승현은 "MVP를 받은 것보다 대표팀에 뽑힌 것이 더 좋다"며 "4수 만에 어렸을 적 국가대표의 꿈을 이뤄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dolyng@osen.co.kr
잠실학생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