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 싸움에서 고비를 맞이한 두산 베어스의 김태형 감독이 복귀 예정 선수들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투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두산은 최근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하다. 1위 삼성과의 격차는 8경기로 이미 멀어진 상황. 2위 NC와도 4.5경기차로 벌어져 2위 탈환도 쉽지 않은 과제가 됐다. 반면 4위 넥센과는 2경기차에 불과해 3위 수성도 100%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주전들의 몸 상태도 좋지 않은 편이다. 김 감독은 지난 2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양의지와 김재호가 kt와의 2연전에 출전하기 어렵다는 점을 미리 이야기했다. 양의지는 경기 후반 대타로 출전하기는 했지만, 두 선수 모두 23일에 뛰기 힘들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의견이었다.

그래서 공격과 수비 모두 정상적인 전력은 아니었다. 내야의 중심인 유격수 김재호의 자리에 허경민이 들어와 공백을 메웠지만, 대신 수비가 불안했던 데이빈슨 로메로가 허경민을 대신해 3루수로 들어와야 했다. 양의지가 없는 중심타선도 허전했다.
팀이 어려움에 빠진 만큼 김 감독은 현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어 있는 오재원과 오재일을 즉시 불러들일 수도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측 골반 통증이 있는 오재원은 26일부터 등록 가능하고, 우측 옆구리 부상인 오재일은 말소 열흘이 지나 언제든 등록 가능하지만 타격이 가능한 몸 상태가 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김 감독은 22일 수원 kt전이 있기 전 "재원이는 (타격과 수비는 괜찮고) 뛰는 것만 불편하다. (26일에) 등록해서 대타나 대수비 정도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복귀 직후부터 선발로 뛸 수 없다고 하더라도 중요한 시점에 타석에 설 수 있다면 상대를 위협하기에는 충분하다.
오재일 역시 마찬가지다. 아직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출전하고 있지 못하지만, 옆구리는 타격 시에 통증이 생기는 부위고, 수비 동작에는 큰 문제가 없다. 김 감독 역시 "재일이는 경기 후반 수비 정도는 된다"며 여지를 남겼다. 물론 타격이 불가능하다면 활용도는 떨어지지만, 로메로가 1루에 있을 때 보였던 내야의 전체적인 수비 불안을 생각한다면 오재일 카드를 전혀 고려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9위 LG와 10위 kt를 차례로 만나고 있지만 매 경기가 가시밭길이다. 22일에는 유희관이 돌아왔음에도 찬스에서 타선이 침묵하며 경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분명 현 시점이 두산으로서는 고비다. 아직 완벽하지 않은 오재원과 오재일을 그리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