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삼성 화이트가 2014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직후 한국 LOL 시장은 중국발 태풍에 거세게 흔들렸다. 우승팀인 삼성 화이트와 4강 진출팀 삼성 블루의 선수 전원이 한 명도 남는 이 없이 중국 LPL로 거액의 계약과 함께 넘어갔다.
삼성 갤럭시 LOL팀을 시작으로 '플레임' 이호종 같은 대형선수들도 중국 시장의 유혹을 외면하지 못했다. 한국 시장에 비해 작게는 2배~크게는 5배 이상을 주는 중국시장을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는 단지 시작이었다. 유명 프로선수들 뿐만 아니라 중국 2부리그와 3부리그까지 한국 LOL 선수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프로 경력이 있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솔로랭크를 호령하던 아마 선수들. 심지어는 챌린저 티어와 마스터 티어 선수들까지 중국에서는 싹쓸이 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심지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만 17세 이하 아마 선수들까지 중국에서는 유혹의 손길을 뻗쳤다. 전문가들과 팬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선수들의 가치를 판단하게 하는 금액에서 워낙 차이가 나니 그들의 걱정은 단지 '기우'로만 평가받았다.

그러나 중국 LPL을 포함해 중국리그에 진출했던 선수들이 소리소문 없이 한국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단순한 계약해지인 경우도 있지만 연봉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수들과 계약기간 문제가 얽히면서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중국 뿐만 아니라 제3세계에 진출했던 선수들도 급여를 받지 못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해외 LOL팀을 관리하거나 지도하기 위해 나간 지도자들의 잡음도 끊이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정규리그로 올린 상황에서 명확지 않은 해고를 당하거나 선수 지도가 아닌 단순한 매니지업무 등 기본적으로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면서 스스로 자리를 포기하는 지도자도 나올 정도다.

중국 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 A의 경우 지난 3개월간 전혀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서 챌린저티어 7위까지 올랐던 유망주였던 그는 이번시즌 시작에 발맞춰 '차이나 드림'을 꿈꾸며 중국리그로 진출했다. 그러나 돌아온 결과는 참혹했다. 급여 뿐만 아니라 급여 미지급 상태에서도 계약을 해지 못하면서 공중으로 붕 뜬 신세가 됐다. 3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B의 처지는 더욱 딱하다. 당연히 급여는 받지 못하고 있고,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제3세계리그에서 뛰었던 C와 D의 처지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선수 생활 초반에만 급여을 받았을 뿐 이후는 일절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다행히 계약기간에 문제가 없어 다른 팀에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지만 이들이 급여를 받을 확률은 정말 희박한 것이 현실이 됐다. 팀을 나오면서 라이엇게임즈에 문제 해결을 위한 도움을 요청했지만 이렇다할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
해외팀에 철저하게 이용만 당하고 내쳐진 지도자의 사례도 있다. 2부리그를 1부로 끌어올렸지만 1부로 합류한 그에게 돌아온 결과는 해고 통보였다. OSEN에서 지난 6월 16일 해당 팀에 페이스북메시지로 질의를 했지만 답변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는 상황.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대해 한 관계자는 "중국 진출한 선수들의 시즌 종료와 함께 팀 계약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 특급 선수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선수들이 중국어로 된 계약서를 제대로 읽지 않고 계약을 하면서 생긴 문제들이 많다. 특히 무턱대고 중국으로 넘어간 다음 계약서에 사인을 한 경우가 많다. 앞으로 해외진출을 하려면 협회의 도움을 받거나 계약은 중국이 아닌 한국에서 꼼곰하게 계약서를 살펴보고 해야하는게 맞다"면서 답답해 했다.
협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함을 인정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팀 계약 상태에서는 팀을 통한 이적 논의를 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대다수의 선수들이 팀과 계약 종료 이후나 템퍼링을 통해서 해외에 나가면서 생기는 문제다. 협회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한중간 선수 이적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것도 이에 관련해서다. 문제는 아마 선수들이다. 처우에 대한 문제는 중요하지만 꼼곰하게 잘 알아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중국 리그 진출과 관련해서 생긴 문제점에 대해 말했다.
결국 소수의 특급 선수들을 제외하면 차이나드림은 아직까지 요원한 상태였다. 최소한 계약서의 내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성급한 계약에 대한 피해는 자신에게 고스란히 돌아온 셈이었다. 국내 시장의 크기가 더욱 성장해야 겠지만 해외진출을 꿈꾸고 있는 선수들도 조금 더 신중함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