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에 부는 새바람’ LG, 잠실구장 버겁지 않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8.23 06: 47

마침내 홈구장 이점을 누리게 될 것인가.
리빌딩 스위치를 누른 LG 트윈스가 외야진에 새로운 바람을 넣고 있다. 지난달 24일 트레이드로 임훈을 영입한 것에 이어, 고졸 신인 안익훈을 꾸준히 투입 중이다. 양상문 감독은 “두 선수가 외야 수비에 있어선 우리 팀 최고 수준이다. 어깨에서 훈이가 좀 더 강하고 스피드와 범위에서 익훈이가 조금 더 낫다”고 둘의 수비력을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LG 외야진은 임훈 합류 후 수비력이 확연히 나아졌다. 먼저 우익수가 아닌, 중견수나 좌익수의 어깨에서도 보살이 나온다. 이전이면 외야진을 가를 2, 3루타성 타구는 플라이아웃이 된다. 임훈으로 인해 드넓은 잠실구장 외야에 대한 부담이 확연히 줄어든 것이다.

임훈과 더불어 신인 안익훈도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안익훈은 데뷔 첫 선발출장 경기였던 지난 17일 잠실 KIA전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1회초부터 신종길의 큰 타구를 여유 있게 잡았고, 7회초 나지완의 가운데 펜스를 향한 타구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지난 22일 잠실 넥센전에선 9회초 윤석민의 펜스 맞는 2, 3루타가 될 타구까지 캐치했다. 타구 반응 속도와 스피드, 포구 자세 등에서 신인의 수비라 보기 힘들 정도로 깔끔했다.
박용택은 안익훈의 수비를 두고 “예전에 이용규 신인 시절 느낌이 난다. 용규도 신인 때부터 정말 공을 잘 따라갔다. 사실 고등학교 때 아무리 수비를 잘 한다고 해도 프로에서 곧바로 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지금 익훈이는 수비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훈은 타석에서도 존재감을 뽐내는 중이다. 트레이드전 SK에서 2할1푼7리로 고전했지만, 지난해 3할1푼4리로 맹타를 휘두른 모습을 되찾으려 한다. 특히 대야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최근 1번 타자로 꾸준히 출장 중인데, 2016시즌 임훈으로인해 테이블세터진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홈인 잠실구장은 KBO리그에서 가장 특색이 강한 구장이다. 중앙펜스까지 거리가 125m, 좌중간·우중간 펜스까지는 120m, 좌우 파울라인까지는 100m로 광활하다. 메이저리그 구장들과 비교해도 크기에선 밀리지 않는다. 다른 곳에선 홈런이 될 타구들이 잠실구장에선 플라이아웃, 아니면 안타가 된다. 그만큼 투수들에게 유리하고, 타자들에게는 불리하다.  
그런데 LG는 지금까지 잠실구장의 특성을 100% 활용하지 못했다. 외야진 주축들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수비범위가 좁아졌고, 이전부터 육성해온 외야수들도 수비보다는 공격에 장점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잠실구장의 넓은 외야가 버거웠다. 두산이 수비시 정수빈 민병헌 등을 내세워 잠실구장의 장점을 극대화한 반면, LG는 잠실구장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LG도 잠실구장 외야를 향해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 안익훈이 타격에서 성장, 주전 외야수로 올라선다면, 임훈과 안익훈이 버티고 있는 LG 외야진은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 문선재와 김용의의 외야수 전환도 나쁘지 않게 진행 중이다. 꾸준하지는 못해도 스피드를 살려 안타가 될 만한 타구들을 처리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이들의 수비력은 향상될 것이다.
한편 양상문 감독은 지난 22일 LG가 이전처럼 홈경기에 간이펜스를 설치, 외야를 좁히는 것을 두고 “완전히 머릿속에서 지운 것은 아니다. 한편으로 남겨두고 있다”면서 “이제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어떻게 이 외야를 바라봐야하는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필과 테임즈 모두 잠실구장에선 타율도 낮고 홈런도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타자들에게 잠실구장을 어떻게 활용하게 할지 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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