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화 야구의 가장 큰 발견이라면 이 선수가 첫 손가락에 꼽힌다. 내야수 강경학(23)이 눈에 띄는 성장세로 한화 올해의 수확으로 자리매김했다.
강경학은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5타수 2안타 멀티히트를 터뜨렸다. 이날로 시즌 70안타를 돌파한 강경학은 타율도 2할8푼1리로 수준급이다. 볼넷 21개, 몸에 맞는 볼 8개를 더해 출루율도 3할7푼5리에 달한다. 이제는 한화에 없어선 안 될 확실한 주전 유격수이자 2번 테이블세터로 자리 잡았다.
전반기 권용관과 나눠 유격수로 나온 강경학은 61경기 156타수 39안타 타율 2할5푼으로 수비에 비해 타격은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공수겸장 유격수'로 거듭났다. 후반기 28경기에서 93타수 31안타를 휘몰아치며 3할3푼3리의 고타율을 치고 있는 것이다. 8월에는 무려 3할5푼2리.

강경학의 후반기 타격 상승세에 대해 "이제 잘 맞을 때가 됐나 보다"며 웃은 뒤 "캠프 때부터 계속 감독·코치님들께 지적받은 부분을 고치려고 한 것이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전에 잡아당기려고만 했다면 이젠 안쪽에서 방망이 헤드를 집어던지는 느낌으로 치다 보니 밀어치는 타격도 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젠 크게 힘들이지 않고 가벼운 배트 컨트롤로 내야를 살짝 넘어가는 타구도 잘 만들어낸다. 강경학은 "경기에 나가는 날이 많아지면서 전체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타석에서 계속해 치다 보니까 치는 요령이 조금 생긴 듯하다. 앞뒤로 있는 (이)용규형과 (정)근우형이 하는 것 보고 따라하려 한다"고 말했다.
어느덧 70안타를 돌파한 강경학은 첫 풀타임 시즌 100안타를 바라본다. 그는 "아직까지는 제 실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운이 좋아서 좋은 타격이 되고 있는 것이다"고 겸손해 하면서도 "100안타를 치는 게 목표"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잔여 32경기에서 30안타를 쳐야 하니 매경기 1안타를 목표로 해야 한다. 지금 강경학의 페이스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도전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도 강경학의 성장세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김성근 감독은 "강경학이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경기를 하다 보니 야구가 늘었다"며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 역시 안정감이 생겼다. 송구 미스가 줄었다"고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시즌 전부터 강경학을 한화의 미래를 꼽으며 겨우내 혹독하게 조련한 보람이 느껴진다.
동성고 출신으로 지난 2011년 신인 지명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강경학은 입단 첫 해부터 하와이 스프링캠프를 따라갈 정도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한대화 감독도 "강경학을 한 번 지켜보라. 야구 센스가 뛰어나 분명 좋은 선수가 될 것이다. 지금 당장은 몰라도 경험 쌓고 힘 붙으면 잘할 것이다"고 장담한 바 있다.
그 이후 어깨 수술과 군복무로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이제 강경학은 한화의 미래를 이끌 핵심으로 뚜렷하게 성장했다. 20대 초중반 젊은 피 중에서 투타 통틀어 최고 성장세. 5강 진출 여부와 관계없이 올해 한화의 최대 수확이 바로 강경학이다. 보기만 해도 배부르다는 말, 강경학을 바라보는 한화에 딱 어울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