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에 얻어도 충분할 점수를 한 이닝에 다 뽑았다. 이전에 무산된 찬스들이 하나도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
두산 베어스가 한 이닝에 화끈하게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완성했다. 두산은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경기에서 1-6으로 끌려가던 7회초 무려 8득점하며 9-7로 역전승했다. 3위 두산은 61승 49패가 됐다.
경기 중반까지 두산은 무기력한 경기를 하며 뒤졌다. 2회초 1사 만루, 3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1점도 얻지 못한 것을 비롯해 숱한 찬스들을 살리지 못했다. 반면 kt는 박경수가 펄펄 날았다. 1회말 3점홈런, 5회말 2점홈런을 터뜨리며 두산 마운드를 폭격했다.

초반부터 어딘가 매듭이 꼬인 듯한 공격이 계속됐다. 두산은 1회초에도 1사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김현수의 잘 맞은 타구가 날카롭게 날아가 1루수 김상현에게 걸려 아웃카운트 2개를 동시에 내줬다. 2회초와 3회초 두 번의 만루 찬스가 무산된 뒤에도 4회초에도 1사에 정수빈이 우전안타를 쳤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두산은 7회초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빅 이닝으로 만들었다. 시작과 끝은 김현수였다. 김현수는 1사에 볼넷으로 포문을 열었고, 이후 홍성흔의 몸에 맞는 볼로 1, 2루가 되자 kt는 데이빈슨 로메로를 봉쇄하기 위해 사이드암 고영표를 투입했지만 로메로의 우전 적시타로 1점을 추격한 두산은 2-6을 만들었다.
이후 더욱 기세를 올렸다. 최주환은 바뀐 투수 김재윤의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홈런을 작렬시켰다. 5-6으로 kt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2사에 정수빈이 다시 볼넷으로 불씨를 키우자 kt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최후의 카드 장시환을 조기에 투입했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두산은 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지켜내며 공격을 이어갔다. 허경민의 우전안타와 대타 양의지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만든 두산은 주자 3명을 모두 불러들이는 민병헌의 좌중간 2루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리고 김현수의 중전 적시타까지 나오며 9-6으로 달아났다. 이후 두산은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재우와 이현호의 홈런 허용 뒤에 등판해 때가 오기 전까지 kt 타선을 막아준 김명성의 공도 컸다. 김명성은 1-6으로 팀이 뒤지던 5회말 2사에 등판해 17개의 공으로 1⅓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012 시즌 중 용덕한과 트레이드되어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명성은 프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