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돌파한 박경수(31, kt wiz)가 잰걸음으로 20홈런을 향해 달리고 있다. 하지만 불펜이 무너져 팀이 패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박경수는 23일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5번타자(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 타격할 기회를 얻은 박경수는 멀티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그러나 팀이 7-9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해 다소 빛이 바랬다.
첫 홈런은 선제 3점포였다 박경수는 팀이 0-0으로 맞서던 1회말 2사 1, 3루에 나온 박경수는 볼카운트 1B-1S에서 이재우의 3구째를 공략해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홈런을 터뜨렸다. 자신의 시즌 18호 홈런. 득점 없이 이닝이 끝날 수도 있던 상황에 나온 귀중한 선제홈런이었다.

두산이 추격할 기미를 보이자 기를 완전히 꺾어놓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박경수는 5회말에 승기를 가져오는 투런홈런까지 날렸다. 4-1로 팀이 앞서고 있던 2사 1루에 나온 박경수는 볼카운트 3B-1S에서 이현호의 5구째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19호이자 자신의 시즌 3번째 멀티홈런이었다.
이날 이전까지 한 경기 4타점(7월 10일 수원 삼성전)이 시즌 최고 기록이었던 박경수는 자신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이제 홈런 하나만 더 치게 되면 프로 생활 13년 만에 처음으로 20홈런도 달성할 수 있다. 이전까지는 LG 시절인 2008년과 2009년에 때렸던 8홈런이 최다였기에 박경수의 홈런 페이스는 그야말로 상전벽해 수준이다.
후반기 박경수의 타격은 더욱 놀랍다. 이날 이전까지 박경수는 후반기 25경기에서 타율 3할6푼8리, 6홈런 16타점으로 상대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초반 역투로 기선을 제압하고자 했던 이재우, 3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등판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낸 것을 비롯해 호투하고 있던 이현호가 모두 박경수의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하지만 kt는 불펜이 7회초 와르르 무너져 두산 타선에 8점을 헌납하고 경기를 내줬다. 활활 타올랐던 박경수의 방망이를 앞세워 시즌 40승을 바라봤지만, 뼈아픈 역전패를 당하며 의미 있는 승리는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중심타선에 포진한 박경수의 개인 첫 20홈런이 터진다면 kt도 뒤늦은 40승 대열에 가세할 수 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