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피츠버그)의 후반기 질주가 뜨겁다. 메이저리그 전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활약상이다.
강정호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5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4번타자 유격수로 선발출장, 5회와 7회 연타석 솔로 홈런을 때리며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렸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멀티 홈런의 기쁨을 누리며 타율도 2할9푼으로 끌어올렸다.
강정호는 후반기 들어 무섭게 내달리고 있다. 이날까지 후반기 32경기에서 121타수 40안타 타율 3할3푼1리 8홈런 1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홈런의 증가가 눈에 띈다. 전반기 72경기에서 4개에 그쳤던 홈런이 후반기 32경기 만에 8개나 폭발한 것이다. 어느새 홈런 12개로 두 자릿수.

강정호는 후반기 출루율 3할9푼1리에 장타율이 6할1푼2리로 급상승했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는 이날부로 1.003을 마크, 특급타자의 기준이 되는 1을 돌파했다. 후반기 OPS는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13위. 피츠버그 팀 내에서는 당당히 1위에 해당한다.
강정호의 맹활약이 꾸준하게 계속 되자 피츠버그 클린트 허들 감독도 그를 4번에 기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허들 감독은 "강정호가 4번 타순에서 기회를 많이 받게 될 것이다. 아라미스 라미레스를 대신해 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4일 샌프란시스코전은 다시 라미레스가 4번으로 들어와 강정호가 5번에 배치됐지만 라미레스의 부진이 계속 되면 강정호 카드를 고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올해 피츠버그 4번 타순에서 나온 홈런 숫자는 10개에 불과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9개)에 이어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두 번째 적다. 4번 타순에서 타율은 13위(.265)이지만 출루율 25위(.314) 장타율 26위(.400) OPS 29위(.715)에 그쳤다.
그만큼 4번 타선의 힘이 떨어졌다. 4번 타순에 가장 많은 46경기에 출장한 스탈링 마르테가 타율 3할9리 4홈런 24타점 OPS .810을 기록했을 뿐 33경기를 소화한 닐 워커(.242·2홈런·15타점·.682), 22경기를 출장한 아라미스 라미레스(.244·1홈런·15타점·.615)는 4번 타순에서 실망스런 성적을 냈다.
하지만 강정호가 후반기 대활약과 함께 4번 타순의 적임자로 떠올랐다. 올 시즌 강정호는 4번으로 나온 17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 3홈런 10타점으로 OPS .788에 머물러있다. 5번이나 다른 타순에 비해 부진했지만 현재 흘러가는 피츠버그 팀 상황은 강정호를 4번 타순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