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장타를 2개나 터뜨리며 부진을 씻은 최주환(27, 두산 베어스)이 팀의 상위권 경쟁에 힘을 보탠다.
최주환은 지난주 팀이 3연패 하는 기간 동안 6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이후 LG와 kt를 상대로 1승 1패를 할 때도 7타수 1안타로 타격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팀이 고비를 맞았던 지난주 23일 수원 kt전에서는 2루타와 홈런 포함 4타수 2안타 1볼넷 3타점으로 맹활약해 팀의 9-7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팀이 2-6에서 5-6으로 kt를 턱밑까지 추격하게 한 우월 3점홈런이 가장 빛나는 부분이었다. 최주환은 7회초 1사 1, 3루 찬스에서 바뀐 투수 김재윤의 포심 패스트볼(146km)을 잡아당겨 우측 펜스를 넘기는 스리런홈런을 터뜨렸다. 이 이닝에 두산은 대거 8득점해 승부를 뒤집었다. 최주환은 경기 후 "어제(22일) 빠른 볼에 당해서 어떻게든 치기 위해 노력했다. 상대 투수의 공이 좋아 더 집중하게 되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격 부진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개인 적인 것보다는 우선 팀이 이겨 좋다. 부진해서 팀에 미안했는데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안 나가면 안 나가는 대로 악착같이 파이팅을 해줄 것이다"라며 벤치에 있게 되더라도 팀 성적을 우선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최근 꾸준히 2루수 혹은 3루수로 선발 출장하고 있지만 경기에 나서지 않는 상황을 스스로 가정한 것은 주전 2루수 오재원의 복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허경민이 3루에 자리를 잡은 가운데 유격수 김재호가 선발로 복귀하고 오재원이 1군에 합류하면 최주환은 백업의 위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언제든 대타로 중용될 수는 있다.
스스로도 부진했다고 말했지만, 기록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는 괜찮다. 시즌 타율은 2할3푼9리로 높지 않지만 출루율은 3할3푼으로 타율에 비해 높다. 또한 타석에서 참을성을 발휘하며 삼진(21개)보다 많은 볼넷(22개)을 얻어냈다. 5~7월 사이에 확실히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기대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8월 성적은 타율 3할(40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으로 준수하다.
시즌 초에는 최주환이 두산 타선의 새로운 히트상품이었다. 4월까지 그는 타율 2할8푼8리(66타수 19안타), 1홈런 10타점으로 두산 하위타선의 선봉이었고, 때로는 2번 타순에서도 활약했다. 부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외국인 선수 잭 루츠를 과감히 퇴출할 수 있었던 것도 최주환이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산이 앞으로 있을 상위권 경쟁에서 4위로 떨어지지 않고 위를 보기 위해서는 그가 4월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목표를 묻자 최주환은 "우선 팀이 가을야구에 가는 것이다. 팀이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데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돕고 싶다. 하나로 뭉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