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신인 2차 지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 중심에 2차 1번 전체 2순위로 뽑은 홍익대 사이드암 투수 김재영(22)이 있다.
한화는 지난 24일 열린 2016 KBO리그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1라운드 지명대상자로 대학야구 최고투수로 리그를 호령한 김재영을 낙점했다. kt가 전체 1순위로 해외파 출신 내야수 남태혁을 지명하자 기다렸다는 듯 바로 뒤 순서에 김재영의 이름을 호명했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며 드래프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 광속 사이드암, 한화 숙원 해결

김재영은 대학 4년 통산 62경기에서 244⅓이닝을 던지며 25승11패 평균자책점 2.58 탈삼진 239개로 활약했다. 특히 4학년 졸업반이었던 올해 11경기에서 51⅔이닝을 소화하며 7승1패 평균자책점 1.38 탈삼진 67개로 최고 활약을 펼쳤다. 한화는 1차 지명으로 경희대 내야수 김주현을 지명한 데 이어 2차 1번으로 투수 김재영까지 대학야구 투타 최대어를 건졌다.
한화 정영기 스카우트팀장은 "kt에서 지명할 가능성이 있었지만 다행히 우리가 김재영을 잡을 수 있었다. 대학 랭킹 1위의 투수로 2학년 때부터 올해까지 3년간 계속 관찰했다. 매년 기량이 향상됐는데 대학 사이드암 투수 중 가장 빠른 볼을 던진다. 변화구의 제구를 보완해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연한 팔 스윙에 포크볼이 좋다. 그래서 사이드암이지만 왼손 타자 상대로도 좋은 승부가 가능한 투수"라고 평가했다.
가장 주목받는 건 역시 구속이다. 한화 스카우트 팀에서 측정한 최고 구속은 148km. 정영기 팀장은 "올해 협회장기대회에서 준결승전에 선발로 152개를 던지고, 다음날 결승전도 5회부터 98개를 던졌다. 경기 후반에도 최고 147km까지 던졌다. 연투 능력이 뛰어나고, 볼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는 체력과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팀장은 "우리팀에는 사이드암 투수가 많지 않다. 김재영이라면 즉시 전력이 가능하다. 볼 개수만 줄여주면 앞으로 최고 150km 이상도 던질 수 있다. 주무기가 포크볼이기 때문에 좌우 타자 가리지 않는다"며 "임창용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수준으로 기대할 수 있는 투수"라고 내다봤다. 전통적으로 잠수함 투수가 약한 한화의 오랜 숙원을 풀어줄 투수로 기대를 건다.
▲ 발 빠른 야수, 포수 자원 보강
한화는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상원고 외야수 이동훈을 지명했다. 롯데에 3라운드 지명된 나경민도 고려 대상이었지만 이동훈을 먼저 뽑은 건 어린 나이와 빠른 발 때문. 정영기 팀장은 "유급을 해서 청소년대표가 안 됐지만 고교에서 가장 뛰어난 1번이다. 홈에서 1루까지 도달하는 스피드가 3.78초로 최고다. 장기적으로 발 빠른 외야수, 중견수가 필요했다. 어깨가 좋고 수비력도 괜찮다. 송구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범위가 넓고 포구 위치 선정이 빠르다. 번트능력도 우수해 삼성 박해민과 비슷하다. 우리가 가장 필요한 선수였다"고 높게 평했다.
4라운드 전체 39순위로 지명한 단국대 내야수 장진혁도 내외야가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로 빠른 발이 강점이다. 정 팀장은 "대학 3학년까지 중견수를 맡았지만 올해는 유격수도 볼 정도로 다재다능하다. 키가 185cm라 내야수로 자세가 높지만 어깨가 강하다. 포지션은 현장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이동훈만큼은 아니지만 홈에서 1루까지 4초 내에 끊는다"고 했다.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데려온 북일고 외야수 강상원도 우투좌타로 홈에서 1루까지 3.92초에 끊는 스피드가 단연 돋보인다. 정 팀장은 "고교 3년간 도루 46개를 기록했다. 신체 조건이 170cm 64kg로 왜소해 지명은 늦었지만 발이 빠르고 컨태이 된다. 그래서 청소년 대표팀에서 1번을 친다"고 말했다.
6라운드 전체 59순위로 택한 야탑고 내야수 김태연은 타격에 포커스를 맞췄다. 정 팀장은 "장거리형 타자로 파워를 갖추고 있다. 178cm 95kg으로 배트 컨트롤이 좋아 타이밍이 조금 늦어도 안타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있다. 발전 가능성과 함께 힘 있는 우타자라는 점도 고려했다. 미래를 보고 뽑은 선수"라고 했다.
여기에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지명이 포수 박상언이다. 8라운드 전체 79순위이지만 대학 진학의 가능성이 있어서 늦게 호명됐다. 넥센 1차 지명자 주효상과 함께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된 포수가 박상언이다. 정 팀장은 "어깨가 강하고, 포수로서 신체조건과 수비력이 뛰어나다. 우리가 뽑은 포수 한승택과 김민수가 모두 (보상선수로) 팀을 떠났다. 미래를 보고 장래성이 뛰어난 박상언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여전히 포수 자원이 부족한 한화에 있어 아주 중요한 지명이 될 전망이다.

▲ 현장 요청, 즉시 전력 대졸투수
이번 신인 2차 지명에서 한화의 특징은 대졸투수를 많이 뽑았다는 점이다. 최대어 김재영 외에도 3라운드 전체 22순위 권용우(동의대) 5라운드 전체 42순위 염진우(디지털문예대) 7라운드 62순위 김찬균(연세대) 9라운드 전체 82순위 방윤준(단국대)까지 투수 5명이 모두 대졸투수들로 구성돼 있는데 즉시 전력감 투수를 필요로 한 현장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결과다.
동의대 에이스 권용우는 우완 투수로 최고 145km에 볼끝 움직임이 좋다는 평이다. 정 팀장은 "안정된 투구 밸런스와 제구를 갖추고 있어 완투·연투 능력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 좌완 염진우는 184cm 85kg 좋은 체격조건으로 디지털문예대의 돌풍을 이끌었다. 정 팀장은 "볼 스피드가 6월까지 136km에 그쳤지만 141km로 빨라졌다. 고교 왼손투수들에 비해 프로에 무대에서 즉시 써먹을 수 있는 제구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김찬균은 북일고-연세대 출신이라 한화가 오랫동안 지켜봐온 투수다. 정 팀장은 "최근 기량이 많이 향상됐다. 최고 구속 143km로 스피드가 상승 중이고, 슬라이더가 최고 135km까지 나온다. 183cm로 투구 폼과 밸런스가 좋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방윤준은 올 시즌 부진으로 9라운드까지 밀렸지만 잠재력은 더 높다. 정 팀장은 "최고 148km까지 던진 투수다. 중간투수 유형으로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