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피가로의 1군 말소, 삼성이기에 가능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8.25 06: 18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삼성은 외국인 투수 알프레도 피가로를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켰다. 어깨 피로가 누적돼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피가로는 올 시즌 23차례 마운드에 올라 12승 6패를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3.55. 150km대 빠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를 바탕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는 모습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류중일 감독이 그토록 바라던 외인 특급 선발의 모습 그대로였다.
피가로는 일본 무대에서는 선발 투수로 활약했지만 미국 무대에서는 중간 계투로만 뛰었다.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던 만큼 피로가 쌓일 수 밖에.

피가로가 10일 넥센전(6⅔이닝 10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7실점)과 16일 한화전(7이닝 6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4실점)서 주줌했던 이유도 어깨 피로 증세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
김태한 투수 코치는 24일 "피가로가 꾸준히 등판하면서 어깨 피로가 누적된 것 같다. 선수 본인도 베스트 피칭이 힘든 상황이라 휴식을 취했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내비쳐 제외시켰다"고 설명했다.
김태한 코치는 이어 "우리 팀이 당장 순위 싸움을 하는 상황도 아니고 훗날도 생각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무리하게 하면 탈이 날 수 있어 휴식을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피가로의 공백은 누가 메울까. 김태한 코치는 "공백에 대한 준비는 하겠지만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태풍 15호 고니의 영향으로 25일 경기가 우천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이날 경기 개시 여부에 따라 선발진 운용 계획이 달라질 수도 있다.
팀내 다승 선두를 달리는 1선발을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팀 성적이 뛰어나고 기존 선발진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굳이 무리시킬 이유가 없다. 피가로의 컨디션 회복을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이 모든 게 1등 삼성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 아닐까.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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