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야수 최대어' 조수행, 잠실 누빌 제 2의 정수빈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25 06: 28

두산 베어스 안에서 비교하자면 정수빈과 비슷한 유형. 주루 플레이와 수비는 이미 완성형이다.
두산은 지난 24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있었던 2016 신인 2차지명에서 1라운드에 강릉고-건국대 출신 우투좌타 외야수 조수행(22)을 지명했다. 지난해에도 두산은 신인 2차지명에서 3라운드에 고려대 외야수 사공엽을 선발해 정수빈 공백에 대비했다. 그러나 정수빈이 지난 시즌 종료 후 팀에 남기로 했고, 올해도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외야수를 보강했다.
조수행이 어떤 선수인지는 기록을 보면 드러난다. 대학 무대에서 2015 시즌 17경기에 출전한 조수행은 타율 3할5리, 7타점 24도루를 올렸다. 도루 숫자에서도 알 수 있듯 대학에서 가장 빠르고 도루 능력이 월등한 선수다. 장타력이 부족해 2루타와 홈런은 없지만 18안타 중 3루타가 셋이나 된다. 또한 16볼넷으로 거의 한 경기 평균 1볼넷을 얻어낸 것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구단도 만족했다. 두산 스카우트팀의 이복근 팀장은 먼저 "올해는 좋은 투수가 적어서 처음부터 야수 위주로 갈 계획이었다. 그 중에서도 외야수를 우선으로 생각해 조수행을 뽑았다. 순번이 정해져 있어서 원하는 투수가 우리 차례까지 올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우리가 생각했던 야수들은 순번에 비해 많이 왔다. 100%는 아니지만 대체로 만족한다"는 말로 이번 드래프트를 총평했다. 조수행은 외야수 중 2차지명에서 가장 빨리 호명됐다. 외야수 최대어였던 셈이다.
깜짝 지명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팀에 필요한 선수라면 빼앗기지 않기 위해 빠른 순서에 지명할 필요도 있다.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폭발적인 주루 플레이와 넓은 수비범위, 유격수 출신으로 강한 어깨를 모두 가진 조수행은 잠실을 홈으로 쓰는 두산에 꼭 필요한 유형의 선수였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정수빈의 군 입대 공백과 김현수의 FA 자격 취득, 40인 외 지명 등 여러 변수들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두산은 가까운 미래를 준비했다.
잘 알려진 대로 조수행의 가장 위협적인 무기는 스피드다. 이 팀장은 "타격을 하고 1루까지 4초 안에 간다. 기습번트를 대면 3.5초 안에도 들어간다. 대학 4년간 90경기에서 92도루를 한 선수고,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통틀어 도루가 제일 많았다. 작전수행에도 능해 쓰임새가 많다. 특히 센스가 뛰어나 우리 팀에서는 정수빈과 비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주루 능력만 놓고 봤을 때 은퇴한 강명구 수준의 플레이를 해낼 수 있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견줄만 하다"고 답했다.
조수행의 쓰임새가 다양한 것은 수비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내야수 출신 답게 타구 판단이 좋고, 공을 잡은 뒤 (송구로 이어지는) 연결 동작도 빠르다. 어깨도 강하고 정확하다. 공격력은 다소 약한 면이 있지만 주루와 수비는 기존 우리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활용 가치가 많아 1라운드에서 주저 없이 뽑았다. 당장 1군에 와도 최소 대주자나 대수비로는 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수행은 야수에게 필요한 5가지 툴(정확한 타격, 파워, 스피드, 수비, 강한 어깨) 중 이미 3가지를 가지고 있다. 그저 가지고만 있는 수준이 아니라 셋 모두 1군 선수들을 넘을 수 있을 만큼 뛰어나다. 178cm, 73kg로 체구가 작아 파워를 얻기는 힘들겠지만 부단히 노력하면 정확성을 키워 타율과 출루율 향상은 가능해진다. 지금 모습만으로도 팀에 필요한 재능을 지니고 있어 다음 시즌부터 드넓은 잠실 외야를 누비는 장면을 꿈꿀 수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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