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순위 있었던 두산, 대학 야수+약점 보완 중점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25 06: 30

야수 위주의 신인 지명을 계획했던 두산 베어스가 지명 결과에 만족한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1앞선 1차지명에서 투수 최대어 이영하를 품에 안은 데 이어 다음 시즌 즉시 활용 가능한 외야수 조수행을 얻은 것이 최대 수확이었다.
두산은 24일 서울 양재동 The-K 호텔에서 있었던 2016 신인 2차지명에서 조수행을 비롯한 10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두산 스카우트팀의 이복근 팀장은 지명회의를 마친 뒤 "올해는 좋은 투수가 적어서 처음부터 야수 위주로 갈 계획이었다. 그 중에서도 외야수를 우선으로 생각해 조수행을 뽑았다. 순번이 정해져 있어서 원하는 투수가 우리 차례까지 올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했다. 대신 우리가 생각했던 야수들은 순번에 비해 많이 왔다. 100%는 아니지만 대체로 만족한다"고 총평했다.
다른 팀에 비해 두산은 타임을 자주 부르지 않고 빠르게 선수를 호명했다. 과감히 투수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우선순위를 정해뒀기 때문이다. "투수가 강한 해가 아니다 보니 야수에 비중을 뒀고, 검토했던 선수들의 순위를 매겼다. 그래서 타임을 부를 이유도 없었다. 1차에서 확실한 선수(이영하)를 뽑았으니 투수 보강보다는 야수로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1라운드에서 뽑은 강릉고-건국대 출신 외야수 조수행은 다용도다. 이 팀장은 "타격을 하고 1루까지 4초 안에 간다. 기습번트를 대면 3.5초 안에도 들어간다. 대학 4년간 90경기에서 92도루를 했고, 작전수행에도 능해 쓰임새가 많다. 특히 센스가 뛰어나 우리 팀에서는 정수빈과 비교할 수 있다. 공격력은 다소 약하지만 센스가 뛰어나다. 내야수 출신 답게 타구 판단이 좋고, 공을 잡은 뒤 (송구로 이어지는) 연결 동작도 빠르다. 어깨도 강하고 정확하다"고 말했다.
즉시 전력이므로 2016 시즌부터 1군에서 볼 수 있다. 이 팀장도 "주루 플레이와 수비는 기존 우리 선수들에 뒤지지 않는다. 당장 1군에 와도 최소 대주자나 대수비로는 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의 1번타자로 활약하며 U대회에서 도루를 8차례나 성공시킨 폭발적인 스피드는 프로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
두산은 2차지명에서 대졸 야수를 4명(내야 2명, 외야 2명)이나 뽑았다. 투수가 충분하지 않으니 빠른 시일 내에 활용할 수 있는 대졸 야수를 뽑아 단기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러나 사이사이에 수비가 탄탄한 상원고 유격수 황경태, 체구가 다부진 선린인터넷고 외야수 홍성호, 제구가 좋은 강릉고 좌완 정덕현, 대구고의 장타형 포수 신창희를 뽑아 먼 미래를 준비하기도 했다.
이들 중 주목을 받은 것은 서울고 최원준, 경기고 박준영, 휘문고 김주성과 함께 '고교 4대 유격수'로 평가 받았던 황경태다. 이 팀장은 "어깨가 탁월하고 내야수의 첫 번째 조건인 수비가 좋다. 2~3년 뒤보다 더 길게 보고 김재호와 허경민 다음을 생각해서 뽑은 선수다"라고 이야기했다.
대졸 투수는 2명을 뽑았는데, 경남고-호원대를 나온 사이드암 고봉재는 잘 다듬으면 머지않아 1군에 도움이 될 투수다. 이 팀장은 "투수를 뽑는다면 어떤 유형이 필요할지 생각했고, 취약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고봉재를 뽑았다. 좌완은 팀에 많고, 우완은 이영하를 뽑았으니 사이드암이 필요하다고 봤다. 오현택, 변진수 등을 받칠 수 있는 사이드암이고, 팀은 강하지 않았지만 에이스였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뽑힌 10명의 선수들 중 대부분은 지난해 완성된 두산의 퓨처스 훈련시설인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기량을 갈고닦는다. 두산의 육성 정책과 인프라는 10개 구단 중 상위권에 속한다. 과거 내부에서 성장한 선수를 끊임없이 배출하며 외부 FA를 잡지 않고도 포스트시즌 단골 손님으로 거듭나 '화수분 야구'라는 영광스런 칭호까지 얻었던 두산이기에 육성에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두산의 새 식구가 된 이들이 팀의 기대만큼 성장해 나갈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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