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애매한 외인 선수들, 생존 갈림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25 13: 00

어느덧 KBO리그도 전체 일정의 77%를 소화하며 시즌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치열한 순위 다툼만큼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외국인선수들의 몸부림도 치열하다. 특히 재계약이 애매한 선수들의 경우 남은 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생존의 갈림길에 선 것이다.
5년째 두산에 몸담고 있는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14경기 68이닝 3승4패 평균자책점 5.29. 성적만 놓고 보면 당연히 재계약 불가이지만, 그 선수가 니퍼트라면 한 번 더 고민을 하게 만든다. 잦은 어깨 통증으로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부상이 걸림돌이다. 남은 시즌 불펜으로 전환해 반등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한화 미치 탈보트도 애매하다. 24경기 120이닝 8승9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하고 있는 탈보트는 두 번이나 부진을 이유로 2군에 다녀올 정도로 고비가 있었다. 하지만 2군에 다녀온 뒤마다 매번 향상된 투구를 펼쳤다. 한화 팀 내 최다승으로 좋을 때에는 리그 정상급 에이스 위용을 보인다. 그러나 기복이 심한 게 문제인데 남은 시즌 꾸준함을 보여줘야만 한다.

KIA 조쉬 스틴슨은 성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10승을 이미 거뒀다. 26경기 146이닝 10승8패 평균자책점 4.50. 양현종과 함께 선발 원투펀치로 비교적 괜찮은 활약을 했다. 그러나 외국인 투수로서 강력함이 떨어진다. 땅볼유도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계산되는 투구를 하지만, 경기를 지배할 만한 에이스 급은 아니다. 윤석민의 선발 전환 등 팀 사정과 맞물린 문제다.
LG는 헨리 소사가 애매한 위치에 있다. 올해로 KBO리그에서 4년째 보내고 있는 소사는 24경기 147이닝 7승10패1홀드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 중이다. 이미 검증된 외국인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도 10경기로 5위. 그러나 들쭉날쭉한 투구와 후반기에 떨어진 페이스가 LG를 고민에 빠뜨린다. 아직 후반기에 승리가 없다.
야수 쪽에선 넥센 브래드 스나이더가 후반기에 맹활약하며 고민을 안기고 있다. 전반기 60경기 타율 2할6푼4리 10홈런 36타점에 그쳤던 스나이더는 후반기 25경기 타율 3할5푼5리 8홈런 18타점으로 폭발 중이다. 시즌 성적도 타율 2할9푼1리 18홈런 54타점 OPS .903으로 수준급이다. 4번 박병호의 해외 진출이 걸려있는 넥센의 사정에 따라 스나이더의 재계약도 좌우된다. 박병호가 떠나면 더 강력한 외인 타자가 필요하다.
SK 앤드류 브라운도 계륵과 같은 존재다. 105경기 타율 2할6푼2리 25홈런 61타점 OPS .887을 기록하고 있는 브라운은 홈런 숫자에서 외인 타자 중 3위에 올라있다. 일발 장타는 매력적이지만 찬스에 약한 게 흠. 득점권 타율 2할2리는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51명 중 최하위다. 그래도 30홈런을 때릴 수 있는 외인 타자라는 점에서 쉽게 포기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다. SK는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도 22경기 7승9패 평균자책점 4.21로 재계약 선상을 오가고 있어 투타에서 고민이 크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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