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봉중근의 선발투수 전환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했다.
양 감독은 25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중근이가 이전부터 선발투수를 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이전부터 중근이의 마음은 선발투수로 간 상태였다”며 “그래서 시즌 초반부터 두 달씩 기간을 두고 꾸준히 중근이에게 물어봤다. 지난주 금요일에 올 시즌 세 번째로 물어봤고, 중근이가 선발투수를 하고 싶다고 다시 답했다. 트레이너까지 함께 했던 자리였는데,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중근이가 4, 5일 쉬고 길게 등판하는 게 몸 상태에 더 적합하다고 했다. 그렇게 금요일 미팅을 통해 선발투수 복귀를 최종 확정지었다”고 밝혔다.
이어 양 감독은 시즌 중 이러한 보직 변환을 강행한 것에 대해선 “이미 마음이 떠난 일을 시키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장 내년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나서는 것과, 올 시즌 4, 5경기라도 선발투수를 하는 것은 다르다고도 봤다”며 “일단 중근이는 2군에서 60, 70개를 던지는 것부터 시작한다. 점점 투구수를 늘려갈 것이다. 진행 상황을 봐야하기 때문에 언제 1군에서 선발 등판할 것이라고는 확정짓지 못하겠다. 어쨌든 올 시즌 내로는 중근이가 1군 무대에서 선발 등판 할 것이다. 최근 등판에서 1⅔이닝씩 던진 것도 이를 염두에 뒀던 것이다”고 말했다.

선발투수로서 봉중근의 경쟁력을 두고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변화구 제구력만 갖고도 잘 하는 선발투수들이 있지 않나. 게다가 중근이는 수비와 견제도 매우 뛰어나다”며 “사실 중근이가 내년 시즌을 풀로 소화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20경기에서 30경기 사이, 100이닝에서 120이닝 사이를 소화한다고 보고 있다. 그 이상을 해주면 좋겠지만, 일단 목표치는 이정도로 세우고 있다”고 했다.
양 감독은 봉중근이 선발투수로 안 될 경우, 불펜으로 돌아갈 수 있냐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다. 중근이에게 세 차례 물어본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 번 선발투수로 가면 절대 불펜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항상 강조했고, 중근이도 이를 받아들였다. 중근이는 이제 선발투수로 확정됐다. 마무리투수로 돌아올 일은 없다”고 답했다.
덧붙여 봉중근이 5선발로 자리하면서 젊은 투수들의 선발투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놓고는 “시즌이 워낙 길기 때문에 항상 5선발 체제가 확고히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올해도 그랬지만 이런저런 변수가 일어날 수 있다”며 “항상 젊은 선발투수는 준비시켜놓을 것이다. 내년에도 분명 젊은 선발투수가 올라가야할 일이 생긴다. 기존에 세워둔 계획은 계속 진행한다”고 이야기했다.
향후 불펜 운용을 두고는 “마무리투수 자리는 (임)정우 (이)동현이 (신)승현이 (진)해수까지 폭 넓게 갈 것이다. (정)찬헌이도 생각하고 있지만 올해는 쓸 수 없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불펜을 운용하겠다. 특정 선수를 마무리투수로 놓지는 못해도, 상대 타선을 잡을 수 있도록 불펜진을 기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양 감독은 “마무리투수가 사라졌지만, 절대 우리가 시즌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지금 있는 불펜투수들로도 충분히 승부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단 올해 불펜진은 이렇게 가지만, 내년 시즌을 앞두고는 불펜진 보직을 확정지을 것이다. 7, 8, 9회 나오는 투수를 정해놓고 내년 시즌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LG는 봉중근이 빠진 엔트리 한 자리에 신승현을 넣었다. /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