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 위주로 뽑은 두산, 마운드 보강은 2차에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26 05: 52

두산 베어스가 2차 드래프트를 통한 마운드 단기 보강에 성공할 수 있을까.
두산은 지난 24일 있었던 신인 2차지명에서 10명 중 투수를 3명만 지명하고 대졸 야수만 4명(내야 2명, 외야 2명)이나 골랐다. 1군급 우완투수가 부족하지만 고교와 대학 졸업 예정자 중 수준급 투수는 적다는 판단 하에 고졸보다 즉시 활용하기 좋은 대졸 야수들을 다수 보강해 일부 선수들의 군 입대와 2차 드래프트(40인 보호선수 외 지명)에서 빠져나갈 선수들의 자리를 미리 메웠다.
지난 두 번의 2차 드래프트에서 두산은 김성배(롯데), 김태영(KIA), 이혜천(NC) 등 1군 마운드에 바로 올릴 수 있는 쏠쏠한 투수들을 많이 빼앗겼다. 두산에서는 가능성을 꽃피우지 못했지만 NC에서 만개한 이재학 역시 이 드래프트에서 생긴 출혈이었다. 지금까지만 보면 여기서 두산이 얻은 확실한 소득은 허준혁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는 2차 드래프트에 접근하는 전략도 바뀔 수 있다. 신인 지명에서 대졸 외야수를 충분히 확보한 두산은 보호선수 40인 안에 투수를 많이 포함시키고 외야수를 다수 제외할 가능성도 생겼다. 외야수를 풀고 다른 구단의 40인 밖에 있는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지명하면 투수력을 소폭 강화할 수 있다. 신인만큼 오래 쓰기는 어려워도 당장 1군에서 활용하기엔 더 좋을지 모른다.
이에 대해 두산의 한 관계자는 "2차 드래프트까지 고려해서 신인 지명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간단히 설명했다. 신인 선수들을 선발한 스카우트팀의 의견과도 일치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신인 외야수가 많이 확보됐기 때문에 40인 보호선수 명단을 짤 때 투수를 많이 넣을 수는 있다"는 말로 많은 투수들을 40인 보호선수 안에 포함시킬 계획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투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2차 드래프트에서 데려오고 싶은 것도 투수다. 하지만 다른 팀 역시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어 투수 영입도 쉽지는 않다. 구단 관계자는 "현재 예상으로는 다른 팀들도 투수를 많이 묶을 것 같다. 괜찮은 외야수들이 많이 풀릴 수 있는데 만약 좋은 외야수와 평범한 투수가 있다면 외야수를 선택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좋다고 본다"며 조심스럽게 견해를 드러냈다.
두산은 과거 있었던 2차 드래프트에서 대체로 계획에 따른 지명을 실시했다. 앞서 이야기했던 관계자는 "2011년에는 파워가 있는 우타자를 뽑으려고 계획했고, 2013년에는 좌완투수와 내야수를 원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 영입한 오장훈은 올해 투수로 전향했지만, 2013년에는 허준혁, 최영진, 양종민을 건졌다. 이번 시즌 종료 후에도 허준혁 같은 숨은 인재를 1명이라도 찾아낼 수 있다면 성공이다.
어차피 신인 투수는 1군에 올라오려면 일반적으로 2~3년은 걸린다. 계속 상위권에 머물면서 대권을 노리겠다는 생각이라면 소소한 마운드 즉시 전력 보강은 신인 지명보다 2차 드래프트가 빠르다. 처음부터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대졸 야수 위주의 지명을 시즌 후에 있을 2차 드래프트에 대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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