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우, NC가 좋아. 경계대상 1호다".
삼성은 지난달 15일부터 40일이 넘도록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후반기에만 20승9패 승률 6할9푼으로 질주하며 여름 삼성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도 삼성은 1위를 낙관할 수 없다. 삼성 못지않게 NC도 엄청나게 이기고 있기 때문. NC는 후반기 19승10패 승률 6할5푼5리로 삼성에 이어 2위다.
오히려 8월에는 NC가 삼성을 앞선다. 삼성이 8월 13승6패로 6할8푼4리의 승률을 찍고 있지만 NC는 16승3패로 무려 8할4푼2리의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 중이다. 어느새 시즌 성적에서도 2위 NC가 1위 삼성에 2.5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다. 맞대결이 3차례 남아있어 삼성과 NC의 1위 싸움은 마지막까지 봐야 한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NC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류중일 감독은 "NC가 지금 잘하고 있다. 지지를 않는다. 경계대상 1호"라며 "앞으로 NC와 3경기가 남아있다. 다음주초 NC와 2경기를 잘해야 할 것 같다. 작년에 넥센이 시즌 끝까지 따라왔는데 올해는 NC가 그렇다. 30경기 조금 남았으니 지금부터 승부"라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이 보는 NC의 힘은 마운드에 있다. 류 감독은 "해커와 스튜어트에다 요즘 이재학과 이태양까지 잘 던진다. (5선발로) 이민호와 나머지 선수들이 하나씩 들어가 선발이 잘 돌아간다. 거기에 불펜도 괜찮다"고 높이 평가했다. NC는 팀 평균자책점 4.25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선발과 구원 모두 안정돼 있어 기복이 없다.
NC의 맹추격으로 삼성은 다시 쫓기는 입장이 됐다. 추격하는 쪽보다 추격당하는 쪽이 심리적으로는 불리하기 마련. 하지만 삼성은 이미 지난 4년간 매년 이맘때 2위팀의 추격을 경험한 팀이다. 류중일 감독도 경계심은 늦추지 않되 서두르지는 않는다. 순리대로 길게 내다보면서 팀을 운용하고 있다.
외인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가 어깨 피로 누적을 호소하자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열흘 휴식을 줬을 뿐만 아니라 백정현·김현우·신용운 등 1군에 있어야 할 투수들을 2군도 아니고 BB아크에 보내 몸을 만들어 놓을 것을 지시했다. 류 감독은 "몸이 아파서 간 것이 아니다. 구속이 안 올라와서 간 것이다. 시간을 조금 길게 보고 다시 훈련한다"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김현우와 백정현 모두 145km 이상 던지던 투수들인데 구속이 안 나오기 때문에 타자들에게 맞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포스트시즌도 있기 때문에 길게 보고 처음부터 다시 연습을 시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NC가 연일 매섭게 추격해 오고 있지만, 삼성은 흔들림 없이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