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3, 텍사스)가 여러 지표에서 완연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성적은 아니지만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텍사스 타선을 끌어가는 중이다. 이런 추신수의 상승세는 타구의 질에서도 잘 확인이 되고 있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자신감을 찾았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추신수는 올해 전반기와 후반기가 다른 타자가 되어가고 있다. 추신수는 전반기 80경기에서 타율 2할2푼1리, 출루율 3할5리, 장타율 0.384, OPS(출루율+장타율) 0.689를 기록했다. 홈런은 11개를 치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냉정하게 이야기하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타율과 출루율에서는 최하위권 성적이었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달라졌다. 성적이 급격하게 뛰었다.
추신수는 올스타전 이후 25일(이하 한국시간)까지 타율 3할6리, 출루율 4할3푼9리, 장타율 0.541, OPS 0.980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꾸준히 출루 행진을 이어가고 있기도 하다. 장타율도 장타율이지만 역시 출루율이 1할3푼 이상 껑충 뛴 것이 눈에 띈다. 후반기만 따지면 출루율은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서도 95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6위에 해당된다. 추신수 특유의 야구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프 배니스터 감독은 추신수의 전반기 문제에 대해 “자신감”이라고 일축했다. 몸 상태는 되어 있는 만큼 심리적인 문제만 털어내면 금세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였다. 실제 추신수는 히트 포 사이클 등 몇 차례의 반등 기회를 슬기롭게 잡은 끝에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서 자신감이 붙은 추신수의 타구가 더 강하게 날아간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수치다.
미 통계전문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26일 한 가지 흥미로운 자료를 내놨다. 선수의 타구 속도에 대한 통계 분석치였다. 마이크 트라웃의 부상 전후를 주로 분석한 컬럼으로 부상이 타구 속도를 들쭉날쭉하게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아무래도 타구 속도가 떨어지면 그만큼 상대 수비수가 쉽게 대처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서 지난 7월 29일 이후 약 한 달간의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추신수의 이름을 거론했다.
실제 ‘팬그래프닷컴’이 분석한 자료에서 추신수는 7월 29일 이후 집계된 35개의 타구 평균 속도가 무려 95.2마일(153㎞)에 이르렀다. 이는 같은 기간 MLB 선수 중 8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부상 후유증을 떨쳐내고 있는 라이언 짐머맨(워싱턴)이 98.9마일(159㎞)로 가장 빨랐다. 리그 평균은 90마일(145km)이 채 안 된다.
이는 추신수의 방망이가 가볍게 돌아가고 정타를 많이 생산해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만큼 장타 비율이나 안타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팬그래프닷컴’은 이를 추신수가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연결시켰다.
‘팬그래프닷컴’에 의하면 추신수는 전반기 동안 약한 타구가 13.7%, 중간 강도의 타구가 55.3%, 그리고 강한 타구가 31%였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서는 강한 타구의 비율이 38.2%로 늘어나는 등 호조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잘 맞은 타구, 그리고 강하게 날아가는 타구는 필연적으로 선수의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추신수가 대반격의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 /skullboy@osen.co.kr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