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 "재계약? 내가 팬이라면 걱정 NO"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26 06: 33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28)은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다. 우선 선수로서 기량은 최고다. 25경기에 나서 10승 7패 166이닝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 중이다. 최다이닝 1위, 평균자책점 6위, 탈삼진 3위를 달리고 있다.
린드블럼의 진짜 가치는 이닝 소화능력에 있다. 완투 2번, 완봉 1번을 기록했고 퀄리티스타트도 18번이나 된다. 25번의 선발등판 중 1번은 경기 중 타구에 맞아 교체됐었으니 퀄리티스타트를 못한 건 실제로 6번밖에 안 된다. 그중에서 5회를 채우지 못한 건 단 1번이었고 6회를 채우지 못한 건 3번이었다.
다소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지난 21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뒤늦게 10승투수 대열에 합류했다. 6월 26일 사직 넥센 히어로즈전 이후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6번을 하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린드블럼은 오랜만에 터진 득점지원을 등에 업고 편안한 승리를 거뒀다.

멘탈도 단단하다. 보통 외국인선수는 승수에 따라 보너스 옵션이 걸려있는 경우가 많다. 팀 승리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승수도 중요하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날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린드블럼도 사람이니 속으로야 아쉬워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건 결코 밖으로 내비치는 일없이 스스로 감내했다는 점이다.
린드블럼의 이러한 자세는 오히려 코칭스태프로 하여금 사과를 하게 만들었다. 장종훈 타격코치는 린드블럼에게 "우리가 점수 못내서 너한테 미안하다"고 말했는데, 린드블럼은 21일 경기에서 타자들이 한 이닝에 6점을 뽑는 등 타선이 터지자 장 코치의 엉덩이를 툭툭 치며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고 한다.
중요한 건 린드블럼의 재계약 여부다. 워낙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구단이나 팬 모두 불안한 건 사실이다. 금액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상위리그로 진출하겠다는 뜻을 드러내면 붙잡기 어려울 수도 있다. 두 자녀를 키우는 린드블럼은 원전 사고때문에 일본은 꺼리고 있는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에 팬들은 걱정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린드블럼은 강한 어조로 "내가 팬이라면 (나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한국과 부산, 그리고 여기 사직구장을 사랑한다. 특히 롯데라는 팀도 내게는 너무 놓다. 그러니 팬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다"라는 게 린드블럼의 답변이다.
야구선수의 재계약은 비즈니스 영역이다. 항상 뜻대로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선수 본인의 의지다. 자신이 속한 팀과 팀원, 그리고 팬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린드블럼이야말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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