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돌했던 막내 김정은(28, 하나외환) 이제 한국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했다.
위성우 감독이 지휘하는 여자농구대표팀이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 출전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대표팀은 26일 오전 결단식을 가진 뒤 27일 오전 결전지 중국 우한으로 출국한다. 첫 경기는 29일 챔피언 일본이다. 이후 30일 곧바로 개최국 중국과의 결전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농구는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10년 이상 팀을 이끌었던 이미선(36, 삼성), 신정자(35, 신한은행), 변연하(35, KB스타즈)는 없다. 대신 김정은(28, 하나외환), 김단비(25, 신한은행), 이경은(28, KDB생명)이 팀을 이끌어간다.

25일 광신정산고와 최종연습을 마친 김정은을 만났다. 그는 “어릴 때는 (정)선민 언니가 있었다. 최근에도 (변)연하 언니, (신)정자 언니가 있었다. 쟁쟁한 언니들이 있어 부담감이 없었다. 올해는 책임감이 생겼다. 감독님께서 공격적인 부분은 자신 있게 하길 원하신다. 솔직히 어릴 때부터 국제경험이 많다. 거기에 대한 책임감도 있다. 누가 여기서 해주길 바라는 위치는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 있게 공격하겠다”고 든든하게 말했다.
변연하의 은퇴로 김정은이 에이스 자리를 물려받았다. 일본과 중국에서 한국을 얕보는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정은은 “일본과 중국의 시선은 충분히 알고 있다. 선수들도 안다. 아직까지 한국여자농구가 죽지 않았다는 것 보여주고 싶다. 언니들이 위상을 드높게 쌓았는데 우리가 거기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 얼마든지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최고참은 아니지만 김정은은 팀내서 가장 국제경험이 많은 선수다. 세대교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그는 “20살부터 대표팀에 뛰면서 느낀 게 있다. (정)선민 언니 나갈 때도 세대교체 한다고 빈자리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어떻게든 메우더라. 지금도 같은 맥락이다. (김)단비나 나처럼 어릴 때부터 국제경기를 뛰었던 선수가 많다. 예전에 언니들 의존도가 컸다. ‘언니들이 해주시겠지’ 했다. 지금은 한명에게 의존하지 않는 농구를 한다. (이)경은이도 공격력이 있다. 5명이 다 공격력을 갖고 다 같이 하는 농구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개인기가 좋은 김정은은 과감한 돌파로 골밑을 휘젓고, 승부처에서 확실한 마무리를 해줄 전망이다. 김정은은 “우리 신장이 작다보니 안에서 휘저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단비와 내가 돌파가 장기다. 수비를 흐트러뜨려 (동료들이) 가볍게 슛을 쏠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며 책임감을 느꼈다.
김정은은 “두 달 동안 아픈 선수 없이 준비를 많이 했다. 전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기죽을 필요 없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뛰어보겠다. 주위에서 우려 반 기대 반이다. 12명 모두 실력 차가 없다. 젊으니까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이겠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연습을 충실히 했으니 팬들도 관심을 가지고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당당하게 밝혔다. 인터뷰도 에이스답게 시원시원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