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0G서 마무리 오디션...최후의 승자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5.08.26 13: 00

LG 트윈스가 올 시즌 남은 30경기에서 마무리투수 오디션을 연다. 이동현 임정우 신승현 진해수 등이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봉중근을 대체할 마무리투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내부경쟁이 펼쳐지는 것이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 2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마무리투수 자리는 동현이 정우 승현이 해수까지 폭 넓게 갈 것이다. (정)찬헌이도 생각하고 있지만 올해는 쓸 수 없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불펜을 운용하겠다. 특정 선수를 마무리투수로 놓지는 못해도, 상대 타선을 잡을 수 있도록 불펜진을 기용할 것이다”고 밝혔다.
LG는 지난 24일 마무리투수로 활약해온 봉중근을 1군 엔트리서 제외했다. 봉중근은 선발투수 전환을 위해 2군에서 투구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봉중근이 언제 1군에 선발투수로 돌아올지는 알 수 없지만, 마무리투수로 돌아오는 일은 없다. 양 감독은 “중근이에게 한 번 선발투수로 가면 절대 불펜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항상 강조했고, 중근이도 이를 받아들였다. 중근이는 이제 선발투수로 확정됐다”고 봉중근의 보직을 못 박았다.

마무리투수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뒤가 약한 팀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역전패가 반복되면 선수들의 사기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승리공식이 확실히 잡혀있는 팀의 선수들은 자신감을 갖고 매 경기에 임한다. LG는 암흑기 시절 전자의 시간을 거쳤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한 지난 2년 동안에는 후자의 모습을 보였다.
이제 LG는 다시 승리공식을 확립해야 한다.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누군가가 세이브를 쌓아간다면, 2016시즌 마무리투수로 올라설 수 있다.
일단 커리어만 보면 이동현이 유력하다. 이동현은 2012시즌부터 셋업맨으로서 맹활약, 봉중근 앞에서 승리에 다리를 놓곤 했다. 마무리투수 경험도 있다. 봉중근이 연투로 등판하지 못할 때에는 세이브를 올렸다. 타자를 잡는 자신 만의 노하우가 뚜렷하고 집중력도 뛰어나다. 강한 승부욕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변수는 오는 겨울이다. 이동현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이동현이 LG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LG가 이동현과 FA 계약을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매년 FA 시장가는 폭등하고 있다. LG가 우선협상기간 중 이동현과 계약을 맺지 못할 경우, 이동현이 떠나지 않으란 법도 없다. 만일 이동현이 남은 시즌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면, 이동현의 몸값은 더 치솟을 것이다. 이동현에게는 지금이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다.
젊은 투수 중에는 임정우를 주목할 만 하다. 임정우는 지난 4년 동안 선발과 불펜을 오가다 최근 불펜투수로 자리를 확정지었다. 이후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을 자주 기용하며 일종의 테스트를 했다. 지난 21일 잠실 두산전부터 23일 잠실 넥센전까지 3일 연투를 시켰고, 임정우는 던질수록 뛰어난 구위를 자랑하며 3경기 연속 비자책을 기록했다.  
양 감독은 “정우가 많이 좋아졌다. 아마 최근 정우가 던진 공들이 정우가 프로와서 던진 공 중에 가장 좋을 것이다”며 “단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작부터 페이스가 좋지는 않다는 점이다. 첫 타자를 상대할 때와 공을 어느 정도 던지고 나서의 구위와 밸런스가 차이가 있다. 정우가 이 부분을 보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신승현과 진해수는 마무리투수 경험은 없지만, 앞으로 LG 불펜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군 무대와 멀어졌던 신승현은, 올 시즌 중반부터 1군에 올라와 부활을 알렸다. 올해 28경기 29⅔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 중이다. 까다로운 구위를 앞세워 타자를 잡을 수 있는 만큼, 9회 팀 승리를 지켜내는 데 어울릴 수 있다. 지난달 24일 트레이드로 LG 유니폼을 입은 진해수도 꾸준히 등판 중이다. 양 감독은 “경기 후반 상대 타선이 좌타자로 배치될 경우, 해수를 올려 경기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와일드카드로 정찬헌도 있다. 올 시즌 실전에 등판할 수는 없으나, 구위와 스타일만 놓고 보면, 마무리투수에 가장 적합하다. 실제로 LG는 2, 3년 후에는 정찬헌을 마무리투수로 내세울 계획도 세운 바 있다. 봉중근 다음 마무리투수로 낙점된 상태였다. 올 시즌 남은 30경기에서 누구도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활약하지 못한다면, 이번 오디션은 정찬헌의 자동승리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잔여시즌 활약이 내년 마무리투수 자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마무리투수 오디션은 내년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양 감독은 “일단 올해 불펜진은 이렇게 가지만, 내년 시즌을 앞두고는 불펜진 보직을 확정지을 것이다. 7, 8, 9회 나오는 투수를 정해놓고 내년 시즌에 들어가겠다”고 이야기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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