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가 26일(이하 한국시간)신시내티 레즈와 원정경기에서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스코어는 5-1이었지만 다저스는 막판까지 마음을 놓지 못했다. 때이른 선발 투수 교체와 불펜의 불안이 원인이었다.
돈 매팅리 감독은 5-0으로 앞서던 6회 2사 후 선발 알렉스 우드(사진)이 브랜든 필립스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자 타임을 걸고 마운드로 향했다. 내야수들이 모인 가운데 우드와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우드는 더 던지겠다는 의사표시를 하는 듯이 보였고 TV 화면상에 “플리즈(PLEASE)”라고 말하는 듯한 입모양이 비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교체는 강행 됐고 마음이 상한 우드는 덕아웃에서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 통로에서 자신의 글러브를 팽개치기도 했다.
우드는 교체 될 때까지 투구수가 88개에 불과했다. 물론 다저스 이적 후 이 정도 투구수에서 급격하게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다음 타석이 토드 프레이저인 점이 고려됐을 수 있다. 우드는 프레이저에게 앞선 두 타석에서 2루타와 삼진을 각각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드의 투구수 뿐 아니라 다저스가 5-0으로 앞서고 있었던 점까지 생각하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교체이기도 했다. 우드의 구위 역시 안타를 맞기는 했어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느끼기 힘들었다. 우드는 이날까지 올시즌 25경기 선발 등판 중 10경기에서 100개 이상을 던졌다.
결국 다저스는 투수 교체를 강행했지만 결과도 좋지 않았다. 마운드에 올라온 크리스 해처가 프레이저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한 점을 내줬고(우드 자책점) 바로 J.P. 하웰을 투입해야 했다. 하웰은 7회까지 마운드에서 23개를 던졌다.
8회 마운드에 오른 후안 니카시오도 비상 상황을 만들었다. 이날 복근부상에서 복귀한 니카시오는 아웃 카운트 2개까지는 잘 잡았으나 볼넷 – 안타-볼넷을 이어 허용하면서 만루 위기를 맞았다. 다저스는 좌완 루이스 아빌란을 투입했고 불펜에 켄리 잰슨을 대기 시켜야 했다.
아빌란이 제이 브루스를 삼진 아웃시키며 위기를 벗어났으나 9회에는 결국 잰슨이 마운드에 올랐다. 세이브 요건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5-0으로 앞서던 6회 2사 후 선발 투수 교체가 결국 마무리 투수 포함 불펜 5명을 소모하게 한 셈이다. 5연패 중인 다저스로서는 무엇보다도 연패 탈출이 급선무였겠지만 불필요한 소모가 많았던 것 역시 분명한 사실이다.
경기 후 돈 매팅리 감독은 SPORTSNET LA를 통해 방영된 인터뷰에서 선발 투수 교체에 대해 “6회 2사 후 브랜든 필립스타석 때부터 바꿨어야 하는데 우타자 한 명 더 승부하게 한 것이 출루로 이어졌다. 우드가 더 던지고 싶어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 등장하는)프레이저가 좋은 스윙을 보였다. 우드가 또 한 번 프레이저를 아웃시킬 수 있을만한 힘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 타선을 세 번째 만나기 때문이었나”는 질문에 대해서는 “모든 투수들이 세 번째 만날 때 힘들어 하고 특히 프레이저는 앞선 2번의 타석에서 좋은 스윙을 보였다. 상대에게 따라잡을 기회를 주어서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우드가 더 던지고 싶어했는데도 교체한 것은 연패 중인 팀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인가”는 질문을 받자 “잘 모르겠다. 경기에 남아 있고 싶어 했던 것은 맞다. 교체 당시 감정이 중요한데 우드는 항상 더 던지고 싶어하는 선수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8회 등판 시킨 니카시오를 믿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투수는 아웃 카운트 잡을 때 자신감 생긴다. 만루가 됐지만 점수를 주지 않을 만큼 충분한 아웃 카운트를 잡고 물러났다”고 답했다. /nangap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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