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벼랑 끝에 몰렸던 SK가 한 방에 기사회생했다. 정상호가 축 처져 있었던 팀 동료들을 끌고 5강 재도전을 이끌었다.
SK는 26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와의 경기에서 2-4로 뒤진 9회 무사 1,2루에서 터진 정상호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5-4로 역전승했다. 고비에서 기사회생한 SK는 3연패를 끊고 5위 KIA를 3.5경기차로 추격했다. KIA전 6연패의 사슬에서도 벗어났다.
최근 SK에 KIA라는 단어 자체가 공포였다. 따지고 보면 KIA가 지금 5강 싸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SK를 효율적으로 사냥했기에 가능했다. KIA는 7월 들어 힘이 떨어지며 5할 문턱에서 내려앉았다. 객관적인 전력상 다시 올라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이 흐름을 완전히 반전시킨 것이 바로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안방에서 열린 SK와의 3연전이었다.

이 3연전 전까지만 해도 41승47패로 5할 승률에서 -6을 기록하고 있었던 KIA는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이어가며 3연전을 싹쓸이했다. 첫 두 경기에서는 SK가 자랑하는 특급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이틀 연속 끝내기를 기록했고 마지막 경기에서는 역시 필승조였던 윤길현을 무너뜨리며 3일 연속 역전승의 신바람을 냈다. 완전히 기세를 살린 KIA는 직후 3연전이었던 한화 3연전까지 쓸어 담으며 단번에 5할 승률에 복귀했다.
이후에도 KIA는 철저히 SK를 파고 들었다. 지난 18일과 19일 광주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도 2연승을 거뒀다. 그리고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난 25일 경기에서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1-0으로 승리하고 SK전 6연승을 내달렸다.
이 기간 중 SK는 굴욕적인 흐름을 이어가야 했다. 특히 SK는 18일 7회 브라운이 스틴슨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친 이후 25일 경기까지 KIA 마운드를 상대로 21이닝 연속 무득점을 이어갔다. 18일 남은 2이닝, 19일 9이닝 영봉패, 25일 10이닝 영봉패가 합쳐진 결과였다. 이날도 SK는 KIA 마운드에 철저히 묶이며 ‘멘붕 상태’로 하루를 보내야 했다.
하지만 SK는 극적인 순간 한 방으로 이 공포를 깨뜨렸다. 0-2로 뒤진 6회 정의윤이 솔로홈런을 쳐낸 SK는 7회 2점을 실점하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8회 무사 1,3루에서는 최정의 병살타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SK는 9회 박정권의 내야안타, 조동화의 우전안타로 1사 1,2루를 만들었고 결국 정상호가 좌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KIA 공포증에서 탈출했다. 만약 SK가 올 시즌 5강 싸움에서 살아남는다면, 이 홈런 한 방은 길이 기억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